다운로드 수에서 카카오T 역전한 우티, ‘깜짝’ 넘어 ‘반짝’ 갈까
이달 1~2일 앱 설치 건수, 카카오T보다 6000여건 앞서
목표 가맹 대수 달성, 새 서비스 출시 시점이 향후 관건
택시호출 앱 ‘우티(UT)’가 첫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앱 설치 건수다. 11월 1일부터 이틀간 3만6642건으로, ‘카카오T’(3만703건)를 앞섰다. 우티는 지난 1일 글로벌 차량호출업체인 ‘우버(Uber)’의 한국 앱과 합쳤다.
물론 누적으로 보면 카카오T와 비교하기 어렵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밝힌 카카오T 누적 설치 건수는 약 2800만건이다. 지난 9월 기준 국내 경제활동인구 2843만9000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택시를 부를 만한 사람들은 이미 거의 카카오T를 설치했단 뜻이다. 우버와 통합하기 전 우티 앱의 누적 설치 건수는 100만건 남짓(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이었다.
하지만 주목할 건 상승세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1~2일(2667건)보다 13.7배 늘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분석한 결과다. 일일 사용자 수도 지난달 1~2일 1만5934명에서 한 달 만에 10만986명으로 늘었다. 사용자들이 앱을 설치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택시를 호출할 때 쓴다는 방증이다.
이런 실적을 낸 배경으로 업계에선 할인 이벤트를 꼽는다. 우티는 지난 1일 통합 앱을 선보이면서 11월 한 달간 결제액을 20% 할인한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효과라고만 볼 게 아니다. 이렇게 사용자를 끌어모으면 ‘콜(택시호출)’이 늘고, 콜이 늘면 가맹택시 대수가 늘어난다. 또 가맹 대수가 늘면 택시가 빨리 잡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더 는다. 선순환을 기대해볼 만하다.
문제는 늘어나는 콜을 감당할 만큼 가맹 대수를 늘릴 수 있느냐다. 우버 측은 지난 1일 언론 간담회에서 가맹 대수를 연말까지 1만대, 다음 해까진 2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정도면 카카오T블루(2만6000여대)에 크게 뒤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가능한 목표냐는 데 물음표가 붙는다. 현재 우티 가맹 대수는 1200여대에 그친다. 두 달 안에 9000대를 늘려야 한다.
업계에선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기사 구인난이 극심해서다. 업체 대부분이 올해 공언했던 가맹 대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길어진 팬데믹 탓에 일을 그만둔 기사가 늘었고, 배달 서비스로 빠져나가면서 새로 운전대를 잡는 기사 수는 줄었다. 지난달 타다가 대형승합택시 기사를 모집하면서 인당 최대 4100만원 지급을 내건 것도 이런 고민이 바탕에 깔렸다.
핵심 서비스로 내건 ‘사전 확정 요금제’도 언제부터 적용 가능할지 미지수다. 택시 요금제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티 측에서도 허가가 나는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전 확정 요금제란 승객이 택시에 타기 전 미리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확정하는 걸 뜻한다. 이른바 ‘바가지요금’을 막는 용도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연말쯤이면 카카오T 논란이 수그러들고, 타다 라이트도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지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각인시켜야 카카오T와의 경쟁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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