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1 현장에서]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지스타…볼거리 부족 아쉬워
게임 빅3 동시 불참…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등이 빈자리 채워
하루 6000명 제한으로 관람객 예년보다 크게 줄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올해는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매년 지스타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게임팬에게 희소식이다. 다만 예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부스 숫자로 볼거리가 부족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올해 17회째를 맞이한 ‘지스타 2021’은 40개국(온라인 참가 포함) 672개사, 1393부스로 개최됐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오프라인 전시 참여를 결정한 참가기업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쪽 모든 곳에서 안전하고 즐거운 게임문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휑한 전시장’… BTC 부스 2019년 1895→올해 1080으로 줄어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일반 관람객들을 맞는 제1전시장은 보통 자신들의 게임을 알리기 위한 게임사들 부스로 꽉꽉 들어찼다. 일부 게임사들은 특정 대형 게임사가 주요 자리를 다 차지한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자리 위치에 대한 불만을 듣기 어려워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부스 간 거리도 충분히 넓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BTC관 부스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895부스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1080부스에 그쳤다. 제2전시장에 마련된 BTB관 역시 2019년 1313부스에서 올해 313부스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평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던 야외부스가 전면 폐지된 점도 크게 와닿았다.
지스타의 다양한 콘텐트와 게임 경품을 책임졌던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부재도 아쉬웠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 빅3’는 올해 지스타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05년 지스타가 개최된 이래로 게임 빅3 모두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 빅3는 지스타 참여 대신 신작 개발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게임 빅3의 빈자리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 ‘텐센트 오로라 스튜디오’ 등이 채웠다. 아울러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BIC) 특별관에서는 ‘BIC 2021’ 출품했던 인디게임 중 30여 개의 작품과 ‘지스타 2021 인디 쇼케이스’에 지원한 인디게임 중 심사를 통과한 30여 개의 작품이 특별 전시됐다.
지스타 둘째 날인 18일에는 일반 관람객 입장이 시작됐다. 지난 ‘지스타 2019’에서 개막 첫날 4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린 것과 달리 이번 지스타는 하루 입장객을 6000명으로 제한했다. 입장 인원이 제한된 탓일까. 일부 인원만 입장을 허용한 17일과 비교해도 제1전시장 내부를 돌아다니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수만명의 인파 속에서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부족한 볼거리 속에서도 관람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린 부스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등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지스타에서 최고 화제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오프닝 영상을 최초로 선보였다. 도트 그래픽 기반의 횡스크롤 액션 RPG ‘가디스 오더’, 화려한 3D 그래픽의 매력적인 미소녀 캐릭터들을 선보이는 수집형 RPG ‘에버소울’ 등 신작 2종의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하루 입장객 6000명으로 제한…빅3 빈자리 채운 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와 마찬가지로 대형 부스를 마련한 크래프톤은 최근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관련 이벤트로 큰 주목을 받았다. 뉴스테이트는 5500만 사전예약 기록과 함께 지난 11일 정식 출시됐다. 전 세계 200여 개국을 대상으로 17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출시 4일 만에 2000만 다운로드와 함께 165개국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흥행력을 입증했다
특히 이날 크래프톤 부스에서는 총기 소리를 듣고 게임 내 사용된 총기 명칭을 맞추는 등의 O/X 퀴즈가 관람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그라비티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라그나로크 비긴즈’, ‘라그나로크 V: 부활’,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 ‘PROJECT T(가칭)’ 등 라그나로크 IP 관련 신규 타이틀 4종을 선보였다. ‘데스티니 차일드’로 유명한 시프트업은 신작 ‘니케:승리의 여신’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스타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선중(가명)씨는 “이번 지스타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다만 참가사들이 많이 빠지고 일부 신작들의 시연 버전이 준비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내년에는 상황이 더 좋아져서 많은 참가사와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스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는 예년과 비교해 부스 수와 출시 게임 타이틀이 급감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철저한 방역을 통해 오프라인 행사를 부활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만하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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