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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기업가치는…장외주식 인기에 ‘숨은 보석’ 찾는 증권사

[투자자 입맛 따라 변신하는 증권사①]
삼성證, 올해 비상장사 60곳 이상 분석…KB證, 비상장 전담팀 꾸려
투자자 수요 높고 향후 IPO 주관사 선정에서 유리한 입지 구축 위함

 
 
◇ 스페셜리포트
① 무신사 기업가치는? 장외주식 인기에 ‘숨은 보석’ 찾는 증권사
② “월 3만원쯤이야..” 투자 리포트 돈 내고 보는 진짜 이유 
 
최근 증권사들이 장외주식 시장에서 보석 찾기에 나서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 종목인 만큼 투자 관련 정보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났고 상장 리서치 역량이 향후 기업공개(IPO)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장외주식은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가증권이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을 말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0월 자사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에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했다. e커머스, 모빌리티, 핀테크, 바이오, 그린에너지 등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우량 비상장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 분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국내 증권사 최초로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에 대한 분석 보고서(리포트)를 발간했다. 리포트엔 해당 기업의 개요, 사업 모델 및 산업 현황, 투자 포인트, 기업가치, 리스크 등 정보가 담겼다.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 점유율(5.2%)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상장사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점유율 2위 기업인 지그재그(3.3%·7500억원)를 한참 웃돈다. 내년 상장 기대주로 꼽히는 탓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달 13일까지 장외주식 시장서 160만원에 거래되던 무신사 주가는 최근 185만원으로 15%가량 뛰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신사 리포트를 시작으로 비상장기업 리서치를 본격 개시할 것”이라며 “상장 기업 분석에서 쌓은 역량을 통해 성장성 높은 우량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OTC 시총 33조원으로 올 들어 2배 가까이 늘어

KB증권 외에도 비상장기업 리포트를 발간하는 증권사는 더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쿠팡, GS이니마, SK팜테코, 성일하이텍, 에코프로씨엔지 등 올 들어 60개 이상의 비상장기업 리포트를 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 상장사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각자 맡은 산업 내 유망 기업을 발굴 중”이라며 “비상장사 데이터를 더 쌓아서 향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비상장 기업 유니버스(투자 분석 대상 종목)’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주 1~2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월 1~3회 단위로 비상장기업 리포트를 연재 중이다. 비상장기업 투자 시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기 어려웠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환경이다. 
 
실제로 비상장 종목을 거래하는 장외주식 시장은 올 들어 크게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유일 제도권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 K-OTC의 시가총액은 올해 3월 17조9109억원에서 현재(22일 기준)까지 33조5790억원으로 급증했다. 거래 규모도 늘었다. 연초 이후 K-OTC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0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51억4755만원) 대비 37%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인투자자 증가와 IPO 시장 활황으로 비상장 주식을 미리 사뒀다가 상장 시 주가가 뛰면 차익을 보려는 투자자가 많아진 탓이다.  
 
최근 K-OTC 시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는 ‘대박 종목’이 등장한 것도 장외주식 투자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지난 9월 13일 1주당 535원으로 K-OTC 시장에 입성한 두올물산 주식은 22일 1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개월 사이 주가가 1만8685% 폭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두올물산 시총도 100억원대에서 8조원대로 불어났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접투자 수요 증가와 IPO 시장 활황으로 장외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대형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 간의 협업으로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어서 향후 장외주식 시장 규모와 잠재적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외주식은 근본적으로 정보 비대칭성이 높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종목이므로 면밀한 정보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상장 리서치 역량, IPO 실적 연결될 수도 

증권업계에선 장외주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사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난 투자자 수요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 향후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데 비상장 리서치 역량이 주요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비상장사 리서치 역량 강화는 단기적으론 투자자 수요를 반영하지만, 장기적으론 리서치 기업과의 컨택 포인트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장 관련 데이터가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각 증권사가 유리한 입지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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