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공급망 차질에 발목 잡혀 10월 산업생산 큰 폭으로 감소
전월 대비 1.9% 줄어, 18개월만 감소폭 최대
소매판매액 지수 0.2% 늘어 2달 연속 증가세
설비투자 5.4% 감소, 기계·선박 등 투자 줄어
조업일수 감소와 세계 공급망 차질에 지난달 국내 산업생산이 1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0.8(2015년=100)로 전월보다 1.9% 줄었다. 이는 지난해 4월(-2.0%)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전산업생산은 7월과 8월 각각 0.7%, 0.1% 감소했다가 9월에는 1.1%로 반등했는데, 반등 1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광공업 생산이 3.0% 감소해 지난해 5월(-7.7%)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8월부터 3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 내 제조업 생산은 3.1% 줄었다. 세계 공급망 차질에 7월 이후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자동차(-5.1%) 생산이 줄었고, 자동차 등 전방 산업 부진의 영향으로 1차금속(-5.9%) 생산도 감소했다.
지난 9월 1.4% 늘었던 서비스업도 10월에는 0.3% 감소로 전환했다. 금융상품 거래가 줄고 주가가 내리며 금융·보험(-2.1%) 생산이 줄었다. 이에 반해 숙박·음식점 생산은 4.5% 증가세를 보였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2.1% 줄었지만, 아웃도어·겨울의류 수요가 증가하며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2.8% 늘었다. 난방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도 2.2% 증가했다. 건설업은 1.3%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며 5.4%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21.5(2015년=100)로 전월보다 0.2% 높아졌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9월 2.4%에 이어 2달 연속 올랐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0으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하락해 101.6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10월 생산의 감소 요인으로 대체공휴일(4일 개천절, 11일 한글날)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문제를 지목했다. 대체공휴일 때문에 조업 일이 당초 23일에서 이틀 감소했으므로 산술적으로만 봐도 약 8%의 생산 감소 요인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은 매년 2월 그 해의 조업일수 감소 요인을 찾아 계절조정을 반영한다. 올해 2월에는 10월 중 이틀간의 대체공휴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 부진에는 대체공휴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9월이 높았던 데 대한 기저 영향이 컸다는 점을 참작하며 봐야 한다”며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세계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하방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1월은 단계적 일상 회복 등에 따른 내수 여건 개선과 수출 호조, 10월의 낮은 기저 영향 등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예상한다”며 “그러나 세계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우려, 일평균 확진자 수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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