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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업계, 메가스터디 천하되나?…ST유니타스, 스카이에듀 폐쇄 이어 공단기 매각설까지

ST대표 교체한 베인캐피털, ST 부실 정리 본격 나서
공무원시험 약한 메가스터디, 공단기 인수설 나와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공단기 강의실에서 수험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대입·성인교육업계가 투자 관련 풍문에 들썩이고 있다.
 
진원지는 공단기(공무원시험)·스카이에듀(대입교육) 등 브랜드를 지닌 교육업체 ST유니타스(이하 ST)다. 경쟁사 메가스터디가 공단기를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ST 전직 관계자들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실이라면 교육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 K12(초등·중등·고등) 교육은 물론, 대학편입·로스쿨 등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있는 메가스터디그룹에 공무원시험은 ‘마지막 퍼즐’로 여겨져 왔다. 
 
업계에선 공단기의 공무원 수험시장 점유율이 70% 안팎인 것으로 추정한다. ST 측이 내놓는 수치와 엇비슷하다. ST는 2019년 기준 9급 공무원 최종합격자 10명 중 8명이 공단기 수업을 들었다고 밝혔다. 메가스터디는 2018년 ‘메가공무원’ 브랜드를 선보이고 인기강사를 공격적으로 영입했지만, 결과는 아직까지 신통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초 ST 측에 공단기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인수가액은 약 800억원이다. 당시 ST는 상장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위약금만 200억원을 물었을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상장 전 회사 덩치를 키우려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도 어려움을 키웠다. 2017년 미국 입시업체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하는 데만 1500억원을 들였다.
 
하지만 ST는 지난해 6월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에서 13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 업체 전직 임원인 A씨는 “윤성혁 전 ST유니타스 대표(현 이사회 의장)도 베인 출신”이라며 “친정에 SOS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인캐피털은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고도 창업자 윤 대표의 경영권을 1년여 동안 보장했다.
 

300억원대 강사 빼가기 소송, 인수 전략? 

그러나 지난 9월 베인캐피탈은 외부 인사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윤 전 대표는 이사회 의장만을 맡게 됐다. 윤 의장이 회사의 중장기 전략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선 “사모펀드로서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대입 온라인교육 사이트인 스카이에듀가 지난 18일 문을 닫았다. 스카이에듀는 지난해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
 
사모펀드 입장으로선 ‘알짜’ 공단기 매각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크다. A씨는 “공단기만 해도 적정가격이 최소 2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베인캐피털에서 ST를 싼값에 샀다는 뜻이다.  
 
메가스터디가 지난해 5월 ST를 상대로 37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도 이런 배경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메가스터디는 ST가 계약이 끝나지 않은 소속 강사를 빼갔다며 소송을 걸었었다. ST가 패소하면 그만큼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A씨는 “지난해 ST가 베인캐피털과 투자 협상할 때도 패소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공단기 인수 가능성에 대해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인) 메가공무원도 순항하고 있다”며 배경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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