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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롯데 등 대기업 IT 계열사, ‘메타버스’ 업고 신사업 속도

롯정통, VR기업 ‘칼리버스’ CES 2022 소개
메타버스 전담조직 신설·전용 메타버스 공개
“성장성 큰 미래산업 통해 사업 경쟁력 키워”

 
 
칼리버스가 만든 롯데그룹의 가상현실(VR) 콘텐트. 롯데캐슬, 롯데시네마,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실제와 같이 구현해놨다. [사진 롯데정보통신]
시스템 통합(SI) 기업이 미래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뛰고 있다. 특히 유통기업을 모회사로 둔 SI 계열사의 행보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분야는 ‘메타버스’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7월 가상현실(VR) 콘텐트를 제작하는 전문기업 비전브이알을 인수, 칼리버스로 사명을 바꿨다. 칼리버스는 VR 콘텐트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기업 대상으로 홍보영상을 제작해온 회사다.
 
롯데그룹은 칼리버스를 포석 삼아 메타버스를 전략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롯데건설과 롯데홈쇼핑 등 그룹 계열사가 메타버스를 사업 곳곳에 적용해왔다.
 
칼리버스도 가상 모델하우스, 가상 홈쇼핑 등 VR 콘텐트를 제작해 건설, 쇼핑 분야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콘텐트 사용자가 오큘러스 등 VR기기를 착용하고 실제와 똑같이 구현된 롯데건설의 브랜드 아파트를 둘러보는 식이다. 홈쇼핑 콘텐트를 시청하면서 다른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모델도 구상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2022년 1월 열리는 세계 가전제품 전시회(CES)에서 칼리버스콘텐트를 해외에 소개한다. 메타버스에 활용될 콘텐트는 물론 플랫폼,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 관계자와 만나 협업을 검토, 논의할 예정이다.
 
신세계I&C는 자사 교육 플랫폼에 메타버스를 접목했다. 교육시스템 개발, 컨설팅, 온·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하는 종합 교육 솔루션 SSG EDU가 얘기다. 이 플랫폼은 역량진단, 직무훈련(OJT), 온라인 교육, 자격시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신세계I&C는 지난 5월 일찍이 내부에 메타버스 조직을 신설하고 여러 기술기업과 투자, 협업을 논의해왔다. 롯데정보통신과 유통기업을 모회사로 한다는 점이 같지만, 메타버스 접근법은 다르다. 기업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메타버스를 녹여 비대면 화상·현장교육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신세계I&C는 SSG EDU를 메타버스로 확장하기 위해 7일 VR 전문기업 ‘민트팟’에도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실사 기반 VR 모의면접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11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모의VR면접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KT와도 모의VR면접에 관한 업무협약을 각각 2018년, 2019년 체결했다.
 
삼성SDS, SK(주) C&C, LG CNS 등 빅3는 메타버스를 사업 곳곳에 접목하고 있다. LG CNS는 최근 자사의 디지털전환(DX) 사업을 소개하는 가상공간 ‘메타버스 타운’을 공개했다. 사용자는 도트 형태 아바타로 이 공간에 입장해 LG CNS의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 등 사업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삼성SDS는 지난 11월 연 개발자 콘퍼런스 ‘테크토닉 2021’에서 개발자의 소통 공간을 메타버스 게임인 로블록스에 구현했다. 참가자는 로블록스에 마련된 테크토닉 파크에 입장, 발표를 듣고 미니게임을 즐겼다. 이상욱 삼성SDS 연구소장도 콘퍼런스의 개회사를 발표하기에 앞서 테크토닉 파크에 3D 아바타로 등장했다.
 
SK(주) C&C는 일찍이 메타버스 전문 팀을 구축하고 ‘멀티버스’라는 디지털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디지털 솔루션이다. 지난 3월에는 이 플랫폼을 활용한 ‘경연 앳 멀티버스’도 내놨다. 일반 기업이 미래기술에 대한 공모전이나 경연을 메타버스서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SI기업이 잇따라 메타버스에 뛰어든 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한번 구축하면 비대면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메타버스는 SI기업이 그룹사 의존도를 낮추고 새 활로를 찾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이들 기업은 클라우드, 스마트물류, 스마트리테일 등 디지털전환을 꾀하는 외부 기업을 새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꾀해왔다. 정부의 내부거래 규제가 여전하고 SI 사업 본연의 경쟁은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 SI업계 관계자는 “그룹사에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메타버스를 비롯한 신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라며 “초반에는 그룹사 내부에 신사업을 적용하겠지만 외부 기업과 해외 시장 등 사용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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