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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대표 1년 만에 ‘김재천→고준’…수장 교체 잦은 이유는

김재천 대표 1년 만에 교체…새 대표에 고준 전무
AK홀딩스에서 전략담당 출신…2018년 애경 입사

 
 
(좌)김재천 전 AK플라자 대표. (우)고준 AK플라자 신임 대표. [사진 AK플라자]
 
AK플라자가 수장을 교체한지 1년 만에 또 바꾼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에서 전략업무를 담당하던 고준 전무가 그룹 유통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수년째 역성장세를 이어가며 적자로 돌아선 애경그룹 백화점 사업부문이 수장 교체로 실적 반등을 이룰지 관심을 모은다.  
 

위기 AK플라자 반전 기대했지만…역부족 평가

AK플라자는 지난 17일 AK플라자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 AK홀딩스 임원인 고 전무를 AK플라자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기존 김재천 대표는 1년 만에 물러난다. 지난해 AK플라자는 인사전문가이자 제주항공 부사장 출신인 그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당시 애경그룹은 김 대표에게 AK플라자에 한정된 대표직만 부여했지만, 지역밀착형 쇼핑몰 AK&은 외부 위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기업 안팎에선 실질적으로 김 대표가 에이케이에스앤디 전체를 총괄하는 권한이 있다고 봤다.  
 
그룹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위기의 AK플라자에 반전을 기대하는 모양새였으나 1년 만에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서 사실상 경질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인사가 지난 11월 정기 그룹 임원인사 이후 추가로 진행된 대표이사 발령이라는 데서 더욱 그렇다.  
 
AK플라자 광명점. [사진 AK플라자]
 
김 대표는 현장형보다는 관리형 수장에 가까운 인재다. 유통 경험이 전무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지만 AK플라자는 그가 다른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할 것으로 봤다. 그룹 안팎에서 그는 위기 대응 전문가로 꼽혔다. 그룹 수장이 된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함께 제주항공을 저비용항공사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유통업에서 반전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월말 광명시 일직동에 AK플라자 광명점을 정식 오픈하면서 경기 남부권 시장 장악에 나섰으나 뚜렷한 사업성과를 내지 못했다. 쪼그라든 실적과 함께 시장 점유율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현재 백화점 시장에서 AK플라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올해 기준 3.7%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컨설턴트 출신 CEO가 트렌드…과제도 산적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애경그룹이 전략적으로 고 전무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컨설턴트 출신 CEO가 장악하고 있는 것도 한몫 했다는 설명이다. 신임 고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Bain&Company)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애경그룹에는 2018년 입사했다.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끌고 있는 강희석 대표가 같은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다. 강성현 롯데쇼핑·롯데마트 대표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략 컨설팅 경험을 살린 컨설턴트 출신들이 유통업계 요직을 꿰차면서 조직 수장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강희석 대표가 업계 첫 번째 사례인 셈인데,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해 성과를 내면서 경쟁사들도 컨설턴트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실적이다. 지난해 실적 침체를 겪으며 영업손실 379억원(적자전환)을 기록한 AK플라자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 올해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내년 오픈하는 AK플라자의 다섯 번째 쇼핑몰인 금정점 역시 성공여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신규 매장 출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명품 브랜드가 전무하고 특별한 브랜드가 없는 AK플라자의 지역별 콘텐트 전략이 얼마나 먹힐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AK플라자가 그 자체로 브랜드력을 가진다기보다 일종의 임대업으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이라며 “입점 가게들로부터 월세를 받는 게 AK플라자의 주된 수익구조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대표를 통해 더 많은 임대수익을 통한 영업이익 개선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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