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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산업계 리뷰-통신] 5G 품질 논란·네트워크 장애…이통 3사의 부끄러운 호실적

이통 3사, 연간 영업익 각 ‘1조’ 노릴 성과 내
논란 속 ‘성장’한 한해…투자는 해묵은 숙제

 
 
이동통신업계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도 여러 논란에 휩쓸렸다. [연합뉴스]
이동통신업계는 올해 호실적 덕에 쾌재를 불렀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3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주력사업인 통신에선 5G 성장세가 가팔랐고, 신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이 이동통신 3사에 영광의 해로 남을진 미지수다. 각 기업이 최고 실적을 냈으나 불상사가 잇따랐다. 5G 서비스의 품질 논란은 올해도 반복됐다. 이통 3사를 상대로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이 낸 소송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법무법인이 진행 중인 5G 단체소송들에만 2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통신장애·법정싸움 등 소비자 분쟁 줄이어

이들의 불만은 이통 3사가 제공하는 5G 서비스가 ‘홍보’와 다르다는 거다. 통신사는 2018년 5G 서비스를 내놓으며 4G(LT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품질을 평가해보니 다운로드는 4배, 업로드는 1.5배 더 빨랐다. ‘20배’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도 통신사를 상대로 제재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이 5G 서비스 품질과 속도를 허위·과장 광고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3일 이통 3사에 표시광고법 위반에 따른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각 통신사가 의견서를 보내면 위원 3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열고 최종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더라도 5G 품질을 높이는 문제는 이통 3사의 해묵은 숙제다. 애초 올해까지 28㎓ 주파수 대역의 5G 기지국을 4만5215대 설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대역은 4G보다 20배 빠르다는 ‘진짜 5G’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기준 통신사가 구축한 28㎓ 5G 기지국 수는 204개뿐이다. 전국은 물론 수도권 지역에서도 5G 망을 사용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
 
3사 중에선 KT가 올해 유독 부침이 많았다. 지난 10월 25일 부산에서 시작한 기술 오류가 단 30초 만에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로 확대됐다. 장애는 오전 11시께 시작해 약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자영업자는 KT 인터넷망에 연결된 신용카드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었고 일부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작동하지 않았다. KT가 보상안에 포함한 피해규모만 3500만 회선, 금액은 400억원에 달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KT의 네트워크부문 임원들도 통신장애에 대한 피해보상방안을 발표하며 소비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통 3사가 설비투자(CAPEX)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통신장애는 일반 소비자들의 생활에 직결된다. 이통 3사는 고객 서비스 품질 개선과 장애 방지 차원에서 기지국과 장비 등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5G 품질을 둘러싼 논란 역시 매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이통 3사의 투자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3분기 누적 설비투자 금액이 통신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SK텔레콤이 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으로 1조1539억원, KT는 1조4648억원, LG유플러스는 1조4638억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5%, KT는 17.9% 줄었다. LG유플러스는 8.4% 감소했다.
 
5G 망은 이통 3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 미디어, 콘텐트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통 3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모두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설비투자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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