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바이오기업 70%, 공모가 밑돌아…대형주 필승도 옛말
'공모 대박'은 SK바이오사이언스뿐…시초가 강세도, 든든한 뒷배도 소용없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마치고 상장한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 20곳의 주가 살펴본 결과 12월 22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상회하는 기업은 6곳에 불과했고, 14개 기업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른바 ‘대박’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백신 개발로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공모가(6만5000원)의 4배에 달하는 24만60000원을 기록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직후 시초가가 공모가액의 두배에 형성되고,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델타변이가 확산했던 지난 7~8월에는 주가가 30만원을 넘나드는 등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하곤 대박은 나오지 않았다. 상장 초기 주가가 크게 올랐더라도 1년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걷는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임상시험수탁(CRO) 전문기업 에이디엠코리아는 지난 6월 3일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지만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현재 주가(1만200원)가 공모가(7500원)보다 36% 높은 네오이뮨텍도 마찬가지다. 상장 당일 시초가는 공모가 2배로 형성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없었다.
이밖에 진단키트기업 SD바이오센서(공모가 5만2000원)와 액상세포검사(LBC) 진단장비기업 바이오다인(공모가 3만원)이 공모가를 각각 9%, 1.7%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3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유전자가위 기술 기반 기업 툴젠은 공모가(7만원) 대비 14.3% 높은 8만원에 거래 중이다.
이를 제외한 모든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낙폭이 큰 기업은 지난 5월 26일 상장한 진시스템이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2만원) 대비 41.5% 낮은 1만1700원이다. 공모 흥행에 실패했던 진시스템은 7월 한 때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섰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
대형주 성공방정식은 성립하지 않았다. 한국콜마의 자회사로 상장 당시 시총 2조원에 달했던 HK이노엔은 공모가(5만9000원)보다 4.1% 주가가 낮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 후 시총 2조원을 돌파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34.2% 낮았다.
든든한 ‘뒷배’가 있는 기업들도 예외는 없었다. 차병원그룹 계열의 차백신연구소 주가는 공모가(1만8000원) 대비 39.5% 떨어졌다. 보령제약이 최대주주인 면역세포치료제 기업 바이젠셀(-33%)과 한컴그룹의 안전장비기업 한컴라이프케어(-34.4%)도 낙폭이 컸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기업들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딥노이드는 공모가(4만2000원, 주당 1주 무상증자 실시) 대비 14.3% 떨어졌고, 라이프시멘틱스는 공모가를 20% 이상 하회한다. 상장 첫날 급등했던 뷰노도 공모가보다 11.9% 주가가 낮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바이오기업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사안들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넘어서는 분명한 성과도 있었는데 주가가 하락해 IR 부서에 주주들의 불만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며 “코로나19 관련 이슈들에 크게 동요하다 보니 시장에서 본연의 사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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