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1년 7개월 만에 하락…'집값 하락' 본격화하나
서울 실거래가 지수 179.9 기록, 한 달 전보다 0.79% 하락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세 둔화 속도나 하락세 가팔라질 수도"
지난해 1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마저도 1년 7개월 만에 실거래 지수가 하락하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14일 공개한 지난해 11월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79.9를 기록, 한 달 전보다 0.79%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기 역시 2년 6개월 만에 처음 떨어졌다.
인천은 전월 대비 0.49% 올랐으나, 경기가 0.11% 하락하면서 수도권 전체 실거래가 지수는 0.27% 내려앉았다.
실거래가지수는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으로, 최근의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거래량이 적거나 비정상적인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 폭이 불안정한 한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거래 절벽이 심화한 가운데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만 거래가 되면서 실거래가 지수도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직전 거래가보다 하락해 팔린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은 이번 주 서울이 0.02% 오르는 등 아직 하락 전환되진 않았으나 노원·성북·은평구 등지로 하락 지역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의왕, 시흥, 하남, 의정부 등지의 주간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부동산업계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세 둔화 속도나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1.00%에서 1.25%로 0.25%p 인상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하방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기준 금리까지 인상됐다”며 “구매수요 관망과 매수 심리 위축이 가속되면서 하락세가 점점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 대출규제, 보유세 부담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은 급격한 수요 둔화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만큼 조정국면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차완용 기자 cha.wa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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