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영의 게임체이서] 위메이드 ‘위믹스’ 매도 논란…해결책은 투명한 정보공개
위믹스 대량매도 소문에 가격 급락…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게임업계 최대 화두는 이른바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버는’ P2E(Play to Earn)’ 게임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P2E 게임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과도한 변동성 문제를 지적하곤 했는데요. 실제로 변동성으로 인한 문제가 최근 발생했습니다. 바로 위메이드의 ‘위믹스’ 코인 매도 논란입니다.
위메이드는 원래 ‘미르’ 지적재산권(IP)으로 유명한 게임사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P2E 게임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게임사들의 P2E 시장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위믹스 코인은 위믹스 플랫폼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코인입니다. 위메이드가 선보이는 여러 블록체인 게임마다 각각의 코인이 존재하며, 이를 교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위믹스 코인입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이 크게 성공하고 위메이드가 올해 100개 이상의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믹스 코인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2021년 1월 기준 200원대에 불과했던 위믹스 코인은 2021년 11월 2만9000원(빗썸 기준)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들의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위믹스 코인 가격 역시 급락했습니다.
그렇게 1만원대를 횡보하던 위믹스 코인은 최근 4000원대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이유가 다소 황당합니다. 여러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위메이드가 위믹스 코인을 대량 매도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 감소를 우려해 이른바 ‘패닉셀’에 나선 것입니다.
결국 1만원대였던 위믹스 코인은 불과 3~4일 만에 4000원대 중반 가격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위믹스 코인의 업비트 거래소 상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 만에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업비트 거래소 상장 당시 위믹스 코인 가격은 다시 1만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정을 거쳐 14일 기준 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패닉셀에 나섰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위메이드가 정말 위믹스 코인을 대량 매도한 것은 사실일까요? 이와 관련해 위메이드측은 “대량매도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위믹스 코인을 매도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위메이드의 해명에도 투자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알고란’에 직접 출연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더 커질 비전이 있는데 먹튀를 한다면 모를까, 당장에 이득을 보려고 대량으로 매도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실 위메이드의 위믹스 코인 매도는 이미 예정돼 있었습니다. 위믹스 백서에는 ‘위메이드는 총 10억개의 위믹스 코인을 발행하고 이 중 74%를 장기적인 성장 지원에 활용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장 대표는 “현재 전체 10억개 중에서 83%를 회사가 갖고 있다”며 “위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자 개념이다. 상반기 중 매달 1000만개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투명한 정보 공개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암호화폐 공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발행사 모두 관련 주요 사항을 공시할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관련 법규가 없는 탓입니다. 결국 자율에 맡겨 공시를 하는 것인데, 회사가 판단하는 주요 정보와 투자자가 판단하는 주요 정보 사이에는 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위메이드의 경우 코스닥 상장사이긴 하지만, 암호화폐는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기에 암호화폐 처분은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닙니다. 위메이드는 향후 위믹스 코인 매도에 대해 사후공시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2021년 4분기 실적을 공시할 때부터는 위믹스 코인 물량에 대해서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암호화폐는 발행사와 투자자간 신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발행사가 믿음을 줘야만 대량의 패닉셀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앞으로도 생태계 구축을 위해 주기적으로 위믹스 코인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대량 매도가 나올때마다 가격은 출렁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위믹스 코인 가격이 지금의 10배, 100배까지 오를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변동성이 더 중요합니다. 단돈 1000원만 손해를 봐도 아픈 것이 투자자의 마음입니다. 위메이드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투명한 정보공개에 나섰으면 합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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