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국제 유가 상승 흐름…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 산유국 더딘 증산 겹쳐 유가 상승 곡선 타
JP모건 “올해 배럴당 125달러, 내년 150달러 넘길 수도”
공공요금 인상 예고, 물가 상승 압박 커진다는 우려 나와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늘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압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유가 80달러 돌파 “당분간 높은 수준 유지”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 흐름에 대해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등의 더딘 증산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는 친환경 경제 전환의 기조로 세일 기업의 신규 투자 지연에 의한 것이다. ‘OPEC+’의 12월 중 원유 생산량도 전월 대비 일평균 7만 배럴 증가한 것에 그쳤다. 이는 당초 발표된 목표 증산량(일평균 40만 배럴)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주요 기관은 향후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골드만삭스 등 일각에선 원유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경우 올해 중 일시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JP모건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내년에는 15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 삭스 등 다른 곳들도 올해 중 일시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가상승 전망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OPEC 등 산유국들이 갑자기 증산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블룸버그도 올해 OPEC의 원유 생산능력을 각각 예년보다 낮은 일평균 80만 배럴, 120만 배럴씩 낮춰 잡았다. 이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 리비아의 인프라 문제에 따른 원유 생산 감소도 유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타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호주 뉴캐슬 거래소 기준 석탄 가격(지난 1~12일 평균)은 8.4% 올랐다. 석탄 가격 상승에는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 영향이 컸다. 전 세계 석탄 수출의 26.8%를 점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지난 1일부터 자국 내 전력공급 안정을 이유로 석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6대 비철금속(구리·알루미늄·아연·납·니켈·주석)으로 구성된 런던금속거래소지수(LMEX)는 지난 1~12일 중 4.1% 올랐다. 알루미늄 가격은 유럽지역 생산 축소 예상으로 전월 대비 8.1%가량 올랐고, 니켈 가격 역시 전기차 생산 수요 증대로 인해 6.0%가량 상승했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 예고 속 3% 물가 상승 우려
공공요금 인상은 곧 물가 상승을 뜻한다. 전기와 가스는 생산의 기반이 되는 원료이기 때문에 이 연료원들의 인상은 최종 재화의 원가를 높인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나 천연가스 등의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탓에 한은도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전망보다 높은 3%대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3%대 수준 물가가 상반기 중 이어지다가 하반기 들어서야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연간 물가가 2.5%로 집계됐는데, 올해는 이 수준을 웃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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