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빼고 갑시다” 재건축 단지들 HDC 배척 급확산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에 현산 반대 현수막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 계약 해지 고려
서울 개포 주공1단지 ‘아이파크’ 빼라 주장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산 퇴출 논의 움직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국에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에서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안전한 아파트를 바라는 관양 현대 시니어모임’이 붙인 현수막은 ‘현대산업개발 보증금 돌려줄테니 제발 떠나주세요’, ‘우리의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게 맡길 순 없다’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 현수막은 일부 조합원 모임이 붙인 것으로, 재건축 조합 측에서 붙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며 수주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현재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입찰 보증금을 내고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상태로, 조합은 다음 달 5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기존 단지들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들에선 ‘HDC’ 로고와 ‘IPARK’(아이파크) 브랜드를 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1일 신축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 붕괴 사고 직후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시공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새 아파트 이름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를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관리·감독 수준을 신뢰할 수 없고, 향후 아파트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조합은 13일 현대산업개발과 외부 업체로 구성된 감리단에 공사 현장 특별점검과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재건축 현장에선 가림벽에 적힌 ‘HDC’와 ‘IPARK’를 가리는 등 시공사가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것을 감추려는 모습도 보인다. 현대산업개발과 아이파크 브랜드를 쓰고 싶지 않다는 잠실진주아파트재건축조합 조합원들의 요구 때문으로 보인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잠실진주아파트재건축조합이 송파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삼성물산 래미안과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가 공동시공한다.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측에 “현대산업개발을 빼고 삼성물산 단독 시공으로 추진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울 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 조합에서도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상계1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은 2930억원 규모로 지하 5층~지상 25층, 17개동 1388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지난해 6월 철거 건물이 붕괴해 지나가는 버스를 덮쳐 인명사고가 발생했던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현대산업개발과 결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만간 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회수를 조합원 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후 건축물 철거 도급과 금융비용 등으로 지출한 비용은 약 6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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