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이 화장품을 출시하고, 아이스크림 전문 업체가 메타버스에 뛰어드는 등 ‘언락(Unlock) 마케팅’을 구사하는 식음료업계가 늘고 있다. 언락 마케팅이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영역 간 경계를 풀고 소비자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침투하는 경영 전략이다. 소비자가 브랜드 자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자체 굿즈를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1일 커피전문점 할리스는 업계 최초로 뷰티 굿즈인 ‘할리스 레드 벨벳 립’을 선보였다. 할리스는 지난해부터 ‘카페’에서 더 나아가 ‘라이브 스타일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기존 사명을 ‘할리스커피’에서 ‘할리스’로 변경하기도 했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첫 결과물이 뷰티 굿즈인 셈이다. 할리스는 립스틱과 함께 ‘H 벨벳 코듀로이 백’도 출시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업계 최초로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단독 공식 맵인 ‘베라 팩토리’를 오픈했다. 단순 입점 형식이 아니라 가상현실 속 브랜드 체험 공간인 ‘월드맵’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배스킨라빈스 제페토 월드맵에서는 배스킨라빈스가 자체 제작한 의상과 소품을 사용자가 구매해 자신의 아바타에 착용시킬 수 있다. 또 아이스크림 변신 기계를 통과하면 아바타가 아이스크림으로 변신하는 등 배스킨라빈스의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과 아바타를 엮어 이색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다른 사용자들과 협업해 제한 시간 내에 ‘초코나무 숲’, ‘사랑에 빠진 딸기 밭’, ‘민트 화원’ 등의 장소에서 가상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미션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롯데GRS 롯데리아는 홍대 근처에 스마트 스토어 ‘L7 홍대점’을 열었다. L7 홍대점 스마트존에서는 고객이 매장에서 입장하고 퇴장할 때까지 직원과 대면하는 과정 없이 무인기기를 통해 주문을 하고 음식을 받아가는 등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추가 소스류 구매를 위한 자판기도 배치해 기존 버거 매장과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취식 공간에는 기존 롯데리아 매장 인테리어와 다른 계단식 좌석과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우주에 온 것과 같은 콘셉트로 꾸몄다. L7 홍대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홍대 치’S 버거’를 선보인 것도 특징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특이한 매장 인테리어와 픽업 박스 등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고객 후기가 이어지면서 최근 목표 매출액을 약 40%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지속되면서 브랜드 경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식음료업계는 기존에 해왔던 영역을 넘어서 이색적인 브랜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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