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協 “부처 칸막이 여전…대통령 직속 혁신위 절실”
원희목 회장 신년 간담회서 "분산된 부처 기능에 관리 부재…컨트롤타워 설치해야"
"도전 촉진하는 환경과 정부의 공격적 지원 있어야 퀀텀점프 가능”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가 정부의 ‘부처 칸막이 해소’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 직속의 제약·바이오산업 혁신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4일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국내개발 신약 4개를 허가받고, 25개사가 13조원대의 기술수출을 기록했다”며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투자 확대와 분투에 더해 정부의 과감한 육성·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원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 ▶도전 촉진 환경 마련 ▶백신주권·제약주권 확립을 위한 전폭적 지원 등을 요구했다.
대통령 직속 혁신위 설치 요구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결정이 부처별로 나뉘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데 대한 문제 제기다. 원 회장은 “산업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가 다부처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초연구·임상시험·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관리 주체도 부재하다”며 “정부에 수년간 요구했고, 정부에서도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부처간 조율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컨트롤타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는 신약개발 심사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원 회장은 “신약 개발을 위한 심사 인력이 선진국의 보건의료 규제기관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전임상, 임상 자문 및 허가심사를 위한 인력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소속된 미국의 심사인력은 8000명이 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소속된 한국 심사인력은 228명에 불과하다.
원 회장은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선진 제약바이오 생태계 진출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대륙별 현지 수요 맞춤형 G2G 지원전략 수립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요구는 연구개발(R&D) 예산 지원과 기업규모 확장을 위한 국가적 인수합병(M&A) 지원 전략 마련에 방점이 찍혔다. 원 회장은 “기술수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약 개발을 완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의 대한 정부 R&D 지원 예산은 14.6% 수준으로 반도체 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확연히 적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 주도의 5조원대 메가펀드 조성을 통해 혁신적 파이프라인 후기 임상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백신‧제약주권 확립을 위해 백신바이오펀드 조성, 백신 가격 현실화, 원료의약품 자급률 제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원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신속개발과 차세대 백신개발 플랫폼 구축의 전폭적 지원을 위해 1조원대 백신 바이오펀드를 조기조성하고, 백신 개발동기 강화를 위한 백신 가격 현실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내 의약품 공급망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국산 원료 및 필수의약품의 자급률 제고를 위해 기술개발, 허가, 생산설비, 약가, 유통, 사용 등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인 종합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까지 20~30%를 유지하던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2019년 16.2%까지 하락한 상태다.
원 회장은 “2022년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강국으로 날아오를 도약대에 섰다”며 “정부의 강력한 육성·지원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반드시 제약주권을 탄탄하게 지키고,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의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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