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잇는 공모주 대어 현대엔지니어링, 청약흥행 이끌까
25일 기준 공모가 최하단으로 결정되도 건설 대장주 등극
신사업 통해 건축 및 플랜트 사업 불확실성 제거
올해 공모주 대어 중 하나로 평가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오는 2월 1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역대급 청약 흥행을 이끈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후 에너지, 친환경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공모주 청약 흥행에 도전한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25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주류 사업인 건축 및 플랜트 사업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신사업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분야의 6가지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사업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친환경 분야에서는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통해 현대차 그룹의 에너지 전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건설주 대장주 예약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코스피에 상장되면 단숨에 건설 대장주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 희망가격 최하단으로 시가총액을 환산해도 코스피 건설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가 기준 건설 대장주는 시가총액 4조4932억원의 현대건설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 희망가격은 1주당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시가총액 환산 시 4조6293억원~6조525억원에 달해 상장과 동시에 건설 대장주에 오르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자금의 여력과 신용등급 및 순유동성 부채비율 등 재무적 우수성 뛰어나고, 주주 지분 구성 등 향후 주가 형성에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건전성과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용등급은 국내건설사 중 최고등급인 AA-, 순현금은 1조8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본업인 건설과 플랜트 사업 호조 계속 이어갈 것”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축과 플랜트 사업이 양분하는 구조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 비중은 건축·자산관리 53%, 플랜트·인프라 47%다. 양 축이 되는 사업들이 지난해 호조를 나타냈으며 이를 올해에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건축 부문에서는 지난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수주 2조4000여억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는 도시정비 사업 수주 2조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올해는 3조원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 이후 도시정비 사업 발주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특히 재건축, 재개발 같은 정비 사업 규제 완화 정책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리모델링,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등의 공공정비 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건축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시장도 긍정적이다. EPC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부터 부품 조달 공사까지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이 사업이 최근 경쟁 완화로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다수의 기업이 플랜트 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과거보다 경쟁 강도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며 “이런 경쟁 환경이 회사 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의 건설 계열사로서 그룹사와의 시너지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설 등 그룹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의 25%가량이 현대차 그룹에서 나온 공사다. 이 때문에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건설업종의 특성을 상쇄시킬 수 있어 장점으로 거론된다.
건설업 불확실성, 에너지, 친환경 등 신사업으로 보완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주 흥행의 카드로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등 신사업을 내세웠다. 이는 신사업으로 건설업의 불확실성 제거와 미래 유망 사업 투자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상 건설업종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건설과 플랜트라는 수주 산업의 특성상 대내외 정책과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2019년부터 건설 수주 산업의 불확실성을 개선하고 건설 불황에서도 경기 변동에 영향이 적은 운영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해 왔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이유다.
신사업에 대해 김 대표는 “신사업이 플랜트나 인프라에서 늘 하던 사업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기술이나 운영에서 어려움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사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2024~2025년부터는 신사업에서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할 것이며, 2025년에는 신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 대비 약 10% 수준까지 증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상장을 통한 자금 유입과 당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등으로 2025년까지 신사업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IPO를 통해 총 1600만주를 공모한다. 1주당 공모 희망가는 5만7900~7만5700원이며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진행되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결정된다. 이후 2월 3~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월 15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이며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이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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