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업계 5년 성적표①] 맥주
2019년 불매운동 영향으로 일본맥주 수입량 급감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사라지자 수제맥주로 소비 이동
부동의 1위 일본맥주, 네덜란드·중국에 자리 내줘

수입맥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 할인 판매됐던 ‘4캔에 1만원’ 공식이 깨진 것이 수입맥주 시장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하이네켄코리아가 하이네켄과 에델바이스, 타이거 등 대표 제품 4캔으로 구성된 묶음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린 것이 그 시작이었다. 수입맥주의 가격적인 매력이 사라지자 수제맥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맥주 시장이 하락세를 걷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5년간(2017~2021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맥주 수입 실적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입맥주의 수입금액은 전년보다 1.7% 떨어진 2억2310만 달러, 수입중량은 7.2% 감소한 25만7932톤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에는 전년보다 19.2% 감소한 2억2685만 달러, 수입중량은 22.8% 줄어든 27만7926톤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전년대비 9.3% 떨어진 2억8089만 달러였고, 수입중량은 7.2% 감소한 36만131톤이었다. 수입금액이나 수입주량 모두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일본맥주 수입액은 687만5000달러로 전년보다 21.3%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21년에 증가했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91% 이상 감소한 수치로 3년 전 수입액의 9%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지난 2018년 일본 맥주는 783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3975만 달러로 급감했고, 2020년에는 566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바 있다.
지난 2019년 8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2018년 당시 수입액 1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아사히·삿포로·기린 등의 일본 맥주는 이를 계기로 판매량이 급감했고 하이네켄, 칭따오 등 다른 국가 수입 맥주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지난해 수입맥주 중 1위를 차지한 국가는 하이네켄으로 유명한 네덜란드로 434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3675만 달러), 벨기에(2762만 달러), 폴란드(2011만 달러), 미국(1845만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9위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일본 맥주 아사히와 삿포로 캔맥주 가격이 오는 2월 1일부터 2500원에서 275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수입맥주 소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편의점 내 중국 맥주와 국내 수제맥주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캔 1만원에 책정돼 있는 칭따오의 행사 판매 가격은 1만1000원으로 인상되고, 제주맥주도 다음달 1일부터 위트에일, 펠롱에일 등 제품 6종의 도매가를 10%씩 올린다.
주류업계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맥주 주재료인 맥아(보리), 홉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과 물류비 인상 때문이다. 맥주 제조 원재료 가격은 20~60% 상승했고, 포장재인 알루미늄도 2021년 10월, 톤 당 3200달러까지 치솟으며 13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물류비도 올해 1월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올랐다.

한편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9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1180억원으로 47.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맥주는 수입맥주의 대체재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 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서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종가세는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대기업에 유리하지만, ℓ당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시스템에서는 소량 생산을 하는 수제 맥주들도 가격 인하를 할 수 있단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제맥주가 젊은 세대에게 각광받으며 수입맥주의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고 최근엔 와인과 위스키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 수입맥주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며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수제맥주 가격 경쟁력도 높아져 수입맥주 소비는 앞으로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채영기자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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