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OTT '톱3'에 오르나? 웨이브·티빙 성장률 앞질러
SNL코리아 리부트 '인턴기자', '서민수업' 코너 흥행 후 가입자 급증
쿠팡 고객 성향 고려해 스포츠 생중계…키즈·교육 콘텐트 확대
쿠팡플레이가 국내 OTT 시장에서 '톱3'를 노리고 있다.
쿠팡플레이보다 먼저 서비스를 출시한 왓챠와 KT 시즌을 제친 지 오래다. OTT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국내 OTT 플랫폼 중에선 이미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트, SNL코리아 리부트 등 킬러 콘텐트를 집중해서 홍보했고, 콘텐트에 쉽게 지갑을 여는 마니아층을 노린 전략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14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다른 OTT와 비교해 폭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비스 출시 이후 한일전 축구 경기를 처음으로 생중계한 지난해 3월,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코리아의 코너가 흥행한 9월, 유명 밴드 콜드플레이의 독점 공연을 추진한 지난해 12월 가입자가 수만 명씩 증가했다. 쿠팡플레이의 지난해 12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58만8789명으로 같은 해 1월 대비 59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웨이브(13%), 티빙(58%)의 성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쿠팡은 고객을 쿠팡 생태계에 붙잡아두기 위해 쿠팡플레이를 론칭했다. 쇼핑·운동·영화감상·식사를 쿠팡에서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중 하나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며 창업자 편지에 “고객이 쿠팡 없이 생활할 수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쿠팡플레이도 고객이 쿠팡을 떠날 수 없도록 만든 차별화 전략의 하나다.
'축덕' 노린 쿠팡플레이…독점 전략으로 사용자 수↑
지난해 3월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한일전을 생중계한 것이 시작이다. 같은 해 진행된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를 서비스한 것은 물론, 최종 예선 경기는 독점 생중계했다. 남미 축구 선수권 대회인 ‘2021 코파아메리카’, 잉글랜드 프로리그 ‘카라바오컵 결승전’도 핵심 콘텐트로 서비스했다.
해외 리그도 마찬가지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 이강인(레알 마요르카), 황의조(FC 지롱댕 드 보르도), 김민재(페네르바체 SK) 선수가 소속된 팀의 경기를 독점 생중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오는 2025년 8월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오는 11월 열리는 FIFA 카타르 월드컵을 주제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로드 투 카타르’도 제작한다. 국가대표 축구팀이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축구뿐만이 아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5월 국내배구연맹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를 OTT 중에선 유일하게 서비스했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중국과의 개막전·한일전 등을 중계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국내 방송사가 중계를 중단해 TV로 볼 수 없었던 미국프로풋볼(NFL) 리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일 종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식축구 경기 슈퍼볼도 올해 쿠팡플레이가 단독으로 서비스했다. 미식축구 팬이라면 쿠팡플레이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의 단독 온라인 콘서트도 열었다. 이 밴드가 2017년 내한한 이후 4년 만에 아티스트와 만난 팬들을 위해 온라인 팬미팅도 진행했다. 모두 쿠팡플레이에 가입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다.
가입자 수 1년 새 590% 증가…"키즈·교육 콘텐트 확대할 것"
다만 국내 OTT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건 쿠팡플레이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올해 1월 기준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는 528만명으로 추정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도 500만명대로 전해진다. 쿠팡플레이가 가입자를 더 늘리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플레이가 지난해 하반기 동시접속 기기를 4대에서 2대로 줄인 것도 이런 고민의 일환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동시접속은 한 집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서로 다른 콘텐트를 보게끔 하려고 만든 서비스인데 최근에는 모르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자가 많아졌다”며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면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동시접속에 대한)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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