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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콘, 실적 잔치 벌이고도 주가는 저점인 이유

지난해 영업익, 전년보다 49.6% 늘어…매출도 최고치
개인·기업정보 수집·표준화하는 데이터사업 성장에도
주력인 페이먼트업계 경쟁 심화에 밸류에이션 우려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쿠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실적을 달성한 쿠콘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올해 첫날 7만2600원으로 시작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약 2개월 만인 2월 23일 5만1600원에 장을 마치면서 28.93%나 떨어졌다. 주가를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실적은 좋았다. 쿠콘은 지난해 매출 614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5%, 영업이익은 49.6%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159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발표한 날에도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꺾였다. 긴축 공포, 우크라이나 사태 우려 등으로 증시 분위기가 가라앉긴 했어도 30%가량의 낙폭을 납득하긴 어렵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15.1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에선 쿠콘의 주가가 경쟁 사업자에 비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2년 예상실적 기준 쿠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9.5배”이라며 “국내 동종 및 유사업체 평균 PER인 21.8배보다 크게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쿠콘의 주가 전망은 앞으로도 밝지 않다. 줄곧 하락세를 탔던 23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쿠콘의 PER은 56.21배에 달해서다.  
 
다만 쿠콘의 실적과 비전을 따져보면 지금의 주가 낙폭이 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쿠콘이 전개하는 플랫폼사업 매출 영업이익률이 상당해서다. 쿠콘은 개인·기업 정보를 수집하고 표준화해서 필요한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를 함께 하고 있다. 가령 고객이 은행 모바일 앱에서 자신의 대출한도를 조회하면, 은행 측은 쿠콘에 조회 건당 수수료를 내야한다. 덕분에 이 부문 영업이익률은 40%를 넘는다.
 
쿠콘 매출에서 데이터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6%(2021년 기준)였다. 올해부터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서비스가 쿠콘의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으면 벨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은·성현동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플레이드(Plaid)사는 최종 펀딩 시점을 기준으로 주가매출액비율(PSR) 82배를 적용받았다”며 “쿠콘은 국내 페이먼트 사업자 대비 높은 PER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면 현재 기업가치는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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