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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 日 “역사갈등 해결 먼저” 中 “한·미동맹 우선 우려”

기시다 日 총리 “한·일 관계 어렵지만 방치 못 해”
중국신문망 “윤, 외교 사안에 강경하고 급진적”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일본은 한·일 역사 갈등에 대해, 중국은 안보와 경제의 상관성에 대해 각각 거론했다.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꼬인 한·일 역사 갈등을 암시하며 ‘한·일 관계 개선의 첫걸음이 (한국이) 국가간 약속을 지키는 데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은 입장을 나타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일 관계 발전을 언급하는 한편, 일본 언론도 윤 당선인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내 기대감을 전했다.
 
일본 총리와 언론의 이 같은 반응은 양국이한미2015년 맺었던 위안부 합의를 파기한 후 양국 관계가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카드를 꺼내 들고,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서는 등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과 함께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2015년 위안부 합의와 1965년의 한·일 기본조약으로 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본이 수용할 해결책을 한국이 마련하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 “국가 간 약속 지키는 것이 기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 文雄) 일본 총리는 정계 입문 후 한·일 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 이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뒤로는 한국에 대해 강경파와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기시다 총리는 10일 윤석열 당선인에게 “당선을 환영한다.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고 밝히고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서 건전한 한·일 관계는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의 입장은 앞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런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건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새 대통령 그리고 새 정권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일 역사 갈등을 두고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일본 언론은 윤 당선인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은 윤 당선인의 선거 승리 소식을 속보로 전한 뒤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이와 함께 윤 당선인이 대선 TV 토론회에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바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면서 “취임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겠다”고 언급한 윤 당선인의 발언도 전했다.  
 
또한 ‘윤 당선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미·일 경제안보장관 회의 개최도 주창하고 있다’고 전하며 ‘일본 측의 대응에 따라 협력 심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민영방송인 TBS는 ‘윤 당선인이 한·일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고,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한일 관계의 개선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윤 후보의 당선 확정 소식을 보도하면서 ‘한국에서 5년 만에 한국에서 보수정권이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환구시보 “미·중 갈등 속 한국의 대 중국 정책 주목”

지난해 11월 19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 후보실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중국 언론도 윤 당선인의 승리 소식에 주목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0일 논평에서 ‘이번 한국 대선은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로 마치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대선이었다’며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대중 정책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무력을 강화해 한국을 수호하자”고 주장했고, “한국 안보에 필요하다면 미국 주도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확대 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와도 더 많이 협력하길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신문망은 한국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매체는 ‘윤 당선인은 외교적으로 한·미 동맹을 우선시하고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며 ‘한·중 관계에선 안보 문제가 경제 문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민감하고 중대한 외교 사안에 강경하고 급진적인 윤 당선인의 발언은 외교 분야에 대한 그의 인식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민의힘은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해지고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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