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50달러 돌파하면 기업 70% 이상 적자 전환”
전경련,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 설문조사 결과
200달러 넘어서면 모든 기업 공장 가동 중단 고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151개사 응답)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열 중 여덟인 80.1%는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은 없었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76.2%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를 넘어서 적자전환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 수준인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 유지될 경우 적자로 전환된다고 밝힌 기업은 13.2%였다. 이어 ▶110달러는 7.9% ▶120달러는 8.6% ▶130달러는 5.3% ▶140달러는 6.6%였다. 배럴당 150달러가 될 경우 적자로 전환된다는 기업은 28.5%로 가장 많았다.
국제유가가 150달러를 돌파할 경우 우리 기업 10곳 중 7곳이 적자를 기록한다는 의미다. 응답 기업이 밝힌 적자전환 예상 유가의 평균 142달러였다.
특히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 모든 기업들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유가는 평균 184달러이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기업들의 대응책으로는 원가절감(32.8%), 제품가격 인상(24.3%)이 가장 많았다. 전기 등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물량 방출(14.1%)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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