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도 뛰어든 쌍용차 인수...1조원 평택 땅 노리나
파빌리온PE 인수전 참전…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도전
경영 정상화 위해 최소 2조원 필요…업계는 “이례적”
평택 공장 부지 용도 변경 시 현 시세보다 1.5배 뛸 듯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양상이었던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국내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하면서 3파전 전개 가능성이 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파빌리온PE는 지난 11일 제한 경쟁입찰 방식의 스토킹 호스 입찰 절차에 참여한다는 인수 사전의향서를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에 제출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매각 방식을 말하는데 아직 법원의 허가 절차가 남아있다.
쌍용차는 이번 주 내에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스토킹 호스 방식의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매수권자(인수 내정자)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파빌리온PE는 지난해 전기차 업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으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렸다. 이번에는 안정적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 대형금융기관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빌리온PE는 오는 18일 공식적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사모펀드가 쌍용차 인수에 재차 나선 것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무산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 내용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보면 쌍용차가 변제해야 할 채무는 약 8348억원에 달한다. 회생담보권 약 2320억원과 조세채권 약 558억원, 회생채권 약 5470억원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2017년부터 5년간 이어진 적자와 신차 개발 투입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쌍용차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 2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쌍용차가 회생할지도 미지수다.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도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모펀드가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또 다른 목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상은 평택 시내에 인접해 있는 85만㎡(약 25만7000평)의 공장 부지다. 해당 부지의 시세는 현재 1조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공장 인근에 수서발 고속철도(SRT) 평택 지제역이 개통하며 개발 열풍이 불었다. 지제역 개통 전후로 평택공장 주변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져 사방이 아파트단지로 변모했다.
해당 공장 부지의 용도 변경이 이뤄질 경우 현재 시세(1조원)보다 최소 1.5배 이상 가격이 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는 산업은행으로의 대출이 여의치 않아지자 새로운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현 부지는 주거용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평택시가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해당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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