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도 부동산 '긴장' 재건축은 '꿈틀' 신고가 행진 '여전'
재건축단지 매물 거두고 호가 ↑
서울 인기 단지 신고가 계속돼
신구 세력 부동산 ‘네 탓’ 공방
6월 지방선거까지 지속될 듯
“시장 혼란에도 장기전략 필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규제 완화 등의 공약을 내건 가운데, 기대감만으로도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오르고, 강남 아파트의 신고가가 이어지는 등 부동산 상승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에 대해 신·구세력 간 ‘네 탓’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부동산 안정화’ 찾기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4월 첫째 주엔 11주 만에 하락세를 멈춘 데 이어 둘째 주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전체 25개 구 가운데 11개 구가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4% 올랐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직전 변동률(0.02%)의 두 배로 뛰었다. 반포동 위주로 신고가 거래된 서초구는 0.02% 올랐다. 양천구는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으로 전주 보합(0%)에서 0.02%로 상승 전환했다.
양천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 1월 셋째 주(0.01%) 이후 12주 만이다. 강북권에서 용산구 아파트값은 0.03% 상승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지역개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상승폭이 2주 연속 확대됐다.
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에 재건축·고가 인기 단지 ‘들썩’
이에 더해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한 강남권 인기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11차 아파트 전용면적 183.41㎡는 3월 17일 5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2020년 12월 52억원에 거래됐으니, 기존 신고가보다 7억5000만원이 올랐다. 목동신시가지 9단지 전용 106.9㎡도 지난달 29일 21억5000만원의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용산구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전용면적 140㎡(10층)는 지난달 18일 4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같은 전용면적(13층)은 3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7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용산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공원, 경부선·경의선 지하화, 한남뉴타운 개발 등 지역 내 개발 현안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규제 완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에 따른 집값 상승세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새 정부의 움직임이 ‘되려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한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되던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전반적인 규제 완화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안정화 찾기 장기적인 접근 필요”
양측의 공방은 새 정부 출범 후에도 6월 지방선거까지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시장이 당장 혼란스럽겠지만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단기 시장 변화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삼불 억제 정책(매도·매수·보유 억제)이 지금 현행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니 거래 절벽으로 인해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는 시장”이라며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연구원은 “1기 신도시나 서울의 목동·노원구처럼 단기에 대량의 아파트가 공급된 곳은 그 만큼 노후화되는 시점도 비슷하게 되기에, 영원히 저렇게 둘 수는 없다”며 “‘재건축·재개발하면 집값 오르니까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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