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EO “SEC와 법정 공방 끝나간다”…‘리또속’ 진짜 끝? [위클리 코인리뷰]
리플 CEO “약 15개월 전 첫 소송 때보다 좋은 상황”
블랙록 “암호화폐 연구 중”…USDC 발행사에도 투자
코빗, CTX 상장…“사전협의 없어” vs “홀더에게 권한 있어”
코빗 리서치센터 “이더리움, PoS 전환 6월 前…단기 호재”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리플한테 또 속냐”
유난히 급등과 급락은 반복해오던 리플을 두고 투자자들이 자조적으로 뱉는 문장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에선 ‘리또속’이라며 신조어로 굳어지기도 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관련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리플 가격은 춤을 췄다.
그런데 지난 14일(현지시간)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가 CNBC와 인터뷰에서 “SEC와 긴 법정 다툼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침체됐던 리플 가격은 급상승했다. 주요 매체들도 리플이 상승 추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오를 듯 안 오를 듯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던 리플. 이번에야말로 ‘리또속’의 오명을 지울 수 있을까. ‘리플러’들은 앞으로의 소송 결과에 관심을 가져봄 직하다.
주간 코인 시세: 5000만원 ‘턱걸이’ 비트코인…리플, 나 홀로 급상승
11일 오전 4시경 5371만원까지 오른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24시간 만에 5037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12일 오전 11시경에는 4974만5000원을 기록하는 등 500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14일 들어 다시 반등해 5100만원대를 유지했지만, 15일을 넘기며 다시 50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p)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카이코의 리야드 캐리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시장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긴축할 것이란 관측에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론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전쟁과 중국의 봉쇄령 확대 역시 시장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리플은 비트코인과 다르게 급등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가 SEC와 법정 공방이 거의 끝나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1시 31분경 리플 가격은 998원까지 올라 한때 1000원선을 넘봤다. 주중 최저가(12일 오전 6시경, 874원)와 비교하면 약 14% 상승했다.
리플을 제외한 시가총액 탑5 코인인 이더리움·솔라나·에이다는 비트코인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 이더리움은 380만원, 솔라나는 12만8500원, 에이다는 1190원에 거래됐다.
주간 이슈①: “SEC와 긴 법정 다툼, 거의 마무리 단계”
파리 블록체인 위크 서밋 행사에 참석한 갈링하우스 CEO는 14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SEC와의 소송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약 15개월 전 소송이 처음 시작됐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승소하지 못한다면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미국 암호화폐 산업에 부정적인 일이 될 것이며, 이는 리플뿐 아니라 미국 전체 암호화폐 산업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SEC는 리플과 갈링하우스 CEO,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라슨 등을 미등록 유가증권인 리플(XRP)을 불법 판매했다는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SEC와의 법적 다툼은 지금까지 리플의 상승 여력을 제한했다”며 “하지만 최근 리플이 ‘약간의 승리’를 거두면서 전문가들은 리플 시장에 지속 가능한 매수 추세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 이슈②: 1경원 굴리는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암호화폐 연구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핑크 CEO는 13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사용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 허가형(퍼블릭) 블록체인, 토큰화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앞서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USD코인(USDC)의 발행사 서클에도 투자했다. 해당 투자에는 블랙록과 미국계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영국계 글로벌 헤지펀드 마셜 웨이스, 핀 캐피털 등이 4억 달러(약 4921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투자를 받은 서클은 올해 말 특수목적인수기업(SAPC)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할 방침이다.
그동안 블랙록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여부는 업계에서 최대의 관심사였다. 블랙록이 시장에 뛰어들면 암호화폐 산업의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 또한 암호화폐 부문이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올라섰다는 상징성도 보여줄 수 있다.
핑크 CEO는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미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디지털 통화와 관련 기술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신중하게 설계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은 자금 세탁이나 부패의 위험을 줄이면서 국제 거래 결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간 이슈③: ‘컴투스 코인’ 도둑상장 논란… 코빗 “주인은 코인 홀더”
컴투스 홀딩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컴투스와 협의를 거쳐 상장된 곳은 FTX, 후오비 글로벌, 게이트아이오”라며 “(코빗 상장은) 컴투스 측과 협의 없이 이뤄진 상장”이라고 밝혔다.
코빗 측은 “‘도둑 상장’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C2X 플랫폼의 주인은 코인 보유자(홀더)”라고 반박했다. 이어 “C2X 플랫폼은 탈중앙화된 형태이며 주인이 코인 홀더이기 때문에 CTX를 신규로 상장할 때 관련사인 컴투스 홀딩스와 협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프로젝트와 협의 없는 암호화폐 상장은 투자에 예기치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보 제공 측면에서 거래소가 상장할 때 거래소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인지 프로젝트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공시가 필요하고 왜 협의 없이 상장한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컴투스 의도와 다르게 투기 목적으로 CTX를 사는 투자자가 생긴다면 컴투스가 의도했던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가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주간 전망: “이더리움, PoS 전환 6월 이전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2015년 출시 당시부터 확장성 문제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왔다.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는 2020년 12월 비콘체인 출시 이후 본격화됐다. 비콘체인이란 기존의 채굴자 대신 거래 검증인이 토큰(지분)을 걸고 투표한 후, 투표 결과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고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이더리움의 거래 검증 시스템이다. 현재는 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증명(PoW)에서 PoS 방식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PoS란 해당 암호화폐에 대해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에 비례해 블록에 기록할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되는 방식을 뜻한다. 반면 PoW는 작업을 통해 증명한다는 의미로, 컴퓨터의 연산력을 바탕으로 합의에 도달하고 그 연산력이 빠를수록 블록에 기록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되는 방식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몇 가지 근거를 들며 이더리움 PoS 전환이 6월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번째 근거는 PoS 전환 후 진행되는 ‘난이도 폭탄’이 6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난이도 폭탄이란 채굴 난도를 점차 높여 채굴 작업에서 더는 수익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PoW 방식의 채굴 행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단계다.
또 새로운 메인넷 준비를 위한 개발자들의 체크리스트가 거의 완성된 점과 업데이트를 위한 마지막 테스트 단계인 ‘킬른 테스트넷’에서 PoS 전환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는 점도 그 근거다.
정 센터장은 PoS 전환에 따라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고유 자산인 ETH 수급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신규 공급량이 90% 이상 감소한다. PoW 방식에서는 하루 1만2000ETH가 공급되지만 PoS 전환 이후 신규 공급량은 1200ETH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채굴로 인해 꾸준히 발생하던 매도량이 크게 하락해 매도 압력도 크게 하락한다. 공급량 감소와 매도 압력 감소는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스테이킹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수요가 증가한다. 네트워크 수수료가 사라지면서 이전에 채굴자들에게 배분됐던 수수료 일부가 검증자들에게 배분됨에 따라 총 스테이킹 보상이 상승한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스테이킹 보상률은 전환 이전 4.8%에서 9~12%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PoS 방식에서는 블록 생성을 위한 채굴 활동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전력 소비에서 자유로워진다. 이에 현재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99.95% 절약하면서 ESG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ETH의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ETH의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PoS 전환 타이밍이 6월 이전이라면 가격 상승 압력은 향후 수개월 내 발생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대외적 이슈에 변화가 없다면 이더리움 가격 전망에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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