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동상이몽…‘5월 대목’ 기대vs‘미친 물가’ 한숨
18일부터 2년 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유통업계, 일상회복 본격화에 경영 정상화 본격 돌입
소비자, 고삐 풀린 물가 걱정에 한숨만…대안책 없어
“가족의 달(5월) 대목을 앞둔 만큼 매출 회복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vs “갈 곳은 많아졌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외출이 걱정스럽다”
오늘(18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해제를 놓고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업계는 5월 대목을 앞둔 만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반면 최근 무섭게 치솟는 물가를 체감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움츠렸던 유통가…올해 5월엔 ‘웃자’
이번 일상 회복이 1년 중 완구 매출이 가장 높은 ‘어린이날’부터 선물 수요가 급증하는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이어지는 5월 가정의 달 대목을 앞두고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5월 대목을 놓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나들이객이 급감하면서 5월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각종 행사나 마케팅을 활발하게 해 지난해 놓친 매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외식업계는 정부의 해제 조치를 두 팔 벌려 반기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의 매출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손님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식집을 운영하는 윤모씨는 “계속된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매출이 반의 반 토막이 난 채로 근근이 버텨왔는데 숨통이 트인다”면서 “이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손님 발길이 이어지고 매출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국수 한 그릇 8000원…“돈 쓰기 겁나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세와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악화된 탓이다. 실제 이 영향으로 밀값이 폭등하면서 외식 물가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칼국수 한 그릇 평균 가격은 8000원을 넘었고, 냉면은 1만원을 육박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는 “재택근무를 할 때는 대충 밥 한 끼를 때우는 게 쉬웠지만 출근하면 그럴 수도 없고 점심, 저녁 사람들과 어울려 먹는 외식비가 가장 부담된다”면서 “한 5000원 하던 메뉴들이 기본 7000~8000원으로 올라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상당기간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한층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소비자들을 더 긴장하게 하고 있다.
주부 박모씨는 “가뜩이나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오르는데 일상 회복이 물가 흐름에 새 변수가 될까 걱정”이라면서 “더구나 외식가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고, 추가 상승요인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갈수록 가팔라지는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칼을 빼들었지만 뾰족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월 치솟는 물가 고삐를 잡겠다며 주요 프랜차이즈의 외식가격 변동 여부를 공시하는 ‘외식가격 공표제’를 시행했지만 실효성엔 물음표가 찍힌다. 3월 외식 물가는 지난해 3월 대비 6.6% 올랐다. 이는 1998년 4월 7.0% 이후 23년 11개월 가장 큰 상승률이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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