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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틴 중소기업·자영업자…남은 건 ‘이자 폭탄’

기준금리 인상 따라 3% 미만 대출 비중 급감
4~5%대 중기 대출 금리 비중, 1년 만에 3배↑
대출 금리 1%p 늘면 자영업자 금리 부담 6조원

 

서울 중구 명동거리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줄줄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 악화를 겪은 것에 이어 최근엔 기준금리 본격 인상에 따른 ‘이자 폭탄’을 경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기 대출 금리 2% 미만 사라지가 금리 4~5%대 급증

2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자영업자 포함) 중 2%대 금리는 크게 감소하고 3% 이상의 금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3% 미만 대출의 비중은 2020년 12월 말 66.7%에서 올해 2월 말 22.9%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금리 3%대 대출 비중은 23.5%에서 52.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4~5%대 미만의 금리 비중은 6.3%에서 18.4%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대출 중 3~4%대 금리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20%대를 유지했지만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을 잡고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를 넓히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4~5%대 금리 비중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2%대 미만 대출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중소기업 금리가 치솟는 이유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말에 잔액기준으로 기업의 변동금리 비중은 전체의 68%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1조원 줄 때 중소기업 대출은 7조원↑

은행업계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은 한 달 전보다 7조7000억원 증가한 90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 수준인 430조7000억원이 개인사업자 대출로 전달보다 2조90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1조원 감소한 것과 비교해 증가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자영업자 10명 중 1명은 금융사 세 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로 알려졌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자영업자 대출 이자는 6조4000억원의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기업 가운데 한계기업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내놓은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40.9%로 1년 전과 비교해 4.3%포인트 늘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란 것은 기업이 한 해 번 이익으로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됐던 자원을 구조조정하는 게 시급하다며 “이 자원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및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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