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민낯…손보사 7곳, LH 재산보험 발주 따내려 가격 담합
공정위 가격 담합한 손보사에 과징금 및 고발
2018년 첫 담합…전년 대비 가격 4.3배 부풀려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보험을 비싼 가격에 따내려고 입찰 담합을 한 손해보험사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4일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M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7개 보험사와 대리점인 공기업인스컨설팅에 총 17억6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KB손보와 공기업인스컨설팅, 공기업인스컨설팅 대표이사와 KB손해보험 실무자 2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손보사들의 담합이 처음 시작된 입찰은 2018년 약 100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자연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종합적으로 보상하는 재산종합보험 입찰이었다.
KB손보 등 7곳은 LH 발주 입찰이 나오자 서로 들러리를 서거나 고의로 입찰에 불참하는 방식을 모의했고 결국 KB공동수급체(KB·롯데·DB·현대·MG·메리츠)가 입찰을 따냈다.
이어 들러리를 선 삼성화재와 고의로 입찰에 불참한 한화손보는 각각 KB공동수급체 지분의 5~10%를 재보험사를 거쳐 재재보험으로 인수했고, KB공동수급체 모집인 역할을 맡은 공기업인스는 수수료로 약 14억원을 참여사들에게 받았다. 사실상 8곳이 담합한 것이다. 2018년 낙찰금액인 153억9000만원은 1년 전 낙찰가의 약 4.3배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들 손보사들은 같은해 전세임대주택 화재보험입찰에서도 담합했다. KB공동수급체(KB·흥국·농협·하나·MG)와 공기업인스가 담합을 주도하고 한화·메리츠가 입찰에 불참하는 방식이다. KB공동수급체는 1년 전의 약 2.5배인 22억3000만원에 낙찰을 받은데 이어 한화·메리츠 등에 지분을 비공식 배정하려고 LH의 청약서 및 보험증권을 위조했다가 적발됐다.
장혜림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보험사가 담합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면서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이득이 보험사로 갔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담합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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