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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뀐 한수원 사장의 원전 소신?…탈원전→친원전→중립

“원자력, 추앙이나 신봉 대상 아니다”
소신 변화일까 권력 기대기일까

 
 
지난해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신한울 1호기 최초 연료 장전 행사를 개최했다. 연료 장전은 원자로에 원전 연료를 채우는 것으로, 신한울 1호기는 총 241다발의 연료가 장전될 예정이다. 사진은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시설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의 원자력발전에 대한 평가가 매번 달라지면서 권력에 따른 줄타기인지 소신의 변화인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정 사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 개회사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기후 변화 극복을 위해 우리나라는 친환경·저탄소·분산형 에너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에너지원으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서는 에너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전의 필요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런 발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다.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 사장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지고 있다”, “(원전 없이 탄소중립 달성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월에는 한수원이 “원전 운영에 있어서 최우선의 핵심가치는 언제나 안전이다. 국내에서 원전이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운영되면서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한 바가 커서 안정성, 경제성 등이 부각됐지만 한 차례의 사고도 없이 운영되었던 것은 원전 안전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었다.  
 
문제는 정재훈 사장과 한수원의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18년 4월 취임한 정 사장은 탈원전 정책 추진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을 평가하면서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친(親)원전’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시기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정재훈 사장은 27일 2022 한국원자력연차대회 실제 연설에서 미리 배포한 개회사와는 다른 내용을 언급했다. “원자력은 추앙이나 신봉의 대상이 아니다”며 중립적으로 발언했다.  
 
그는 “원자력은 혼자만 가서는 안 된다. 다른 과학기술, 심지어 인류학이나 사회학이나 이런 인문사회학까지 합쳐져서 함께 움직이는 그런 과학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 “인류와 지구에 기여하는 원자력,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넷제로를 앞당기는 원자력이 되길 기대한다” 말했다.  
 
탈원전에서 친원전, 다시 중립원전으로 원전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연구와 고민을 통해 (원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수원 사장의 생각이 1년도 안 돼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원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한 인사의 결과이거나 권력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날 정재훈 사장은 “원자력은 우리 인간과 지구에 도움을 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모든 에너지에 대한 기술 중에 선택받고 사랑받아야 한다”며 “선택받고 사랑받을 때 수용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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