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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도 기댈 곳 없다” 성적표, 주가도 나빠진 글로벌 빅테크

넷플릭스‧구글‧아마존 시장 기대치 밑도는 실적 내
한 달간 주요 기술주 주가 하락폭 두 자릿수 넘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주요 빅테크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박스피를 피해 미국 증시에 진입한 개인투자자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빅테크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주로 투자한 기술기업의 한 달 주가 등락률을 보자. 테슬라(-23.98%), 엔비디아(-32.21%), 애플(-11.65%), 마이크로소프트(-11.89%), 알파벳(-20.19%), AMD(-22.63%), 넷플릭스(-51.38%), 아마존(-26.18%) 등 대부분의 기업이 두 자릿수가 넘는 낙폭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탄 된 건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OTT 플랫폼이자 FAANG(Facebook·Amazon·Apple·Netflix·Google)의 구성원인 넷플릭스는 201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1분기에 20만명이 감소했고, 2분기엔 200만명의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적을 발표하기 전엔 주당 340달러 수준이던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200달러선이 붕괴한 19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다. 알파벳은 1분기 매출로 지난해 1분기와 견줘 23% 증가한 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증권사는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을 681억1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를 밑돌았다. 시장은 기업들이 디지털 광고 지출을 줄인 영향이 컸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 역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38억 달러의 순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81억 달러의 순이익을 남겼는데,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가 분기 실적에서 손실을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 증가율(7.3%)도 닷컴버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물론 모든 빅테크의 실적이 나빴던 건 아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순이익 33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한참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넘게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마이크로소프트도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제품이 골고루 잘 팔린 애플 역시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거뒀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조업을 중단했던 중국 상하이공장 상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독일과 미국 텍사스 공장 증설 비용 등이 향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 역시 중국의 아이폰 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된 점을 2분기 실적의 변수로 지목했다.  
 
주요 투자처인 빅테크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서학개미의 투자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바다 건너 뉴욕증시에 베팅한 이유도 빅테크의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전개하는 사업의 잠재성이 폭발적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었다. 실제로 팬데믹 시기엔 매 분기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이익 증가를 보이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지금은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역조치를 완화하면서 팬데믹 특수를 누리지 못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인플레이션 압박,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봉쇄조치 등 각종 악재가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반등 요소를 찾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관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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