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하락장서 나홀로 16% 오른 트론…근데 ‘제2의 루나’라고?
‘테라 파괴자’로 주목…5일 스테이블 코인 USDD 발행
문제는 ‘알고리즘’형…루나 사태 이후 시장 우려 ↑
트론 CEO “테라 실패는 단점도 있지만 새 프로젝트에 교훈”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LUNA)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 이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트론(TRX)이 일주일 새 16% 넘게 급등했다. 이달 초 트론이 스테이블 코인 USDD를 발행하며 ‘테라 파괴자’로 떠올랐지만, 루나·UST와 구조가 비슷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론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24일 오후 3시 99.32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3시경에는 102.97원을 기록해 일주일 전인 17일 오전 3시 88.52원 대비 16.32%나 올랐다. 트론의 시가총액은 9조4401억원까지 증가해 17위 폴리곤(MATIC), 16위 시바이누(SHIB) 등을 제치고 1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 5일에는 트론의 탈중앙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USDD가 거래를 시작했다. USDD는 이더리움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관리·보관을 중앙화 거래소(CEX) 등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히 탈중앙화 된 채 관리가 이뤄진다.
당시 저스틴 선 트론 최고경영자(CEO)는 “USDD가 위험이 없는(zero-risk) 30%의 연간 수익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USDD 보유자들의 스테이블 코인을 관리하기 위해 최근에 설립된 트론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리저브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진정한 금융의 자유를 추구하는 인류의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DD는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시스템에 USDD 1개가 전송돼 이용자가 1달러 상당의 트론을 받을 수 있고, USDD가 1달러 이상이 되면 1달러 상당의 트론이 시스템으로 보내지고 이용자가 1 USDD를 받게 된다. 저스틴 선은 “USDD 프로토콜은 이처럼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적절한 알고리즘을 통해 USDD와 달러의 일대일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나·UST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였다
다시 말해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은 발행 재단 등이 투자자가 보유한 해당 코인만큼 달러를 갖고 있다고 확인해주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그 가격을 떠받치는 대상이 달러 등 법정화폐가 아닌 또 다른 코인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지면 무너지기 쉽다.
이 때문에 지난 18~19일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이번 루나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상장된 관련 종목들을 일제히 공지하고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 모두 상장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종목이 바로 트론이었다.
코인원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은 내재한 시스템이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급격한 시세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거래소들도 “트론의 유통량에 관한 사항이 USDD와 상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USDD 가치가 달라지면 트론의 시세가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루나 사태가 한창이던 11일 100원 내외로 가격을 형성하던 트론은 숏(매도) 세력이 몰려 오후 8시경 83원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저스틴 선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저스틴 선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저스틴 선은 “중국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몰락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규제 당국으로부터 자유로운 스테이블 코인의 필요성을 봤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존재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현금, 단기 유가증권 같은 전통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USDC(시총 5위 스테이블 코인)를 언급하면서 “암호화폐 외부의 제3자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의 실패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단점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새 프로젝트가 이로부터 교훈을 얻을 기회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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