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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파산 직전에서 세계 1위로....中 '불 꺼진 공장'의 비결

[투데이 포커스] 파산 직전에서 세계 1위로....中 '불 꺼진 공장'의 비결

(중국 시안=신화통신) 로봇 팔, 전자동 디지털제어 공작기계, 전체 공정 위험 폐기물 처리...자동차 변속기 생산업체 산시(陝西) FAST(法士特)그룹이 새로 구축한 '불 꺼진 공장(스마트 공장)'은 과학기술과 첨단 기술이 접목돼 스마트화 시대를 활짝 열었다.
'노후한 방산기업' '노후한 국유기업' 등의 꼬리표를 달고 있던 FAST는 한때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기술 인재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혁신을 추구하며 시장 발전 추세를 파악하고 사전 계획을 충실히 세워 갔던 FAST는 글로벌 중형 자동차 변속기 연간 생산∙판매 부문에서 16년 연속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파산 직전 국유기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FAST의 전신은 1968년에 설립된 산시자동차기어총공장으로 여타 노후한 국유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화 전환의 발걸음이 더뎠고 부채가 많아 한때 파산 직전까지 갔었다. 2001년 산시자동차기어는 현대기업제도 개혁을 통해 회사명을 FAST로 변경하고 2차 창업에 나섰다.
2001년부터 중국 경제가 고속 발전하면서 상용차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해외 변속기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대거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FAST는 해외 변속기가 중국의 실제 수요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하에 해외 브랜드와의 합작을 적극 추진했다.
마쉬야오(馬旭耀) FAST 사장은 "국내 수요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며 "불과 5년 남짓 만에 글로벌 중형 자동차 변속기 분야에서 생산∙판매 일인자가 됐다"고 말했다.
영광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FAST는 기술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 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몇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던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기술 인력을 제대로 대우해 주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이는 FAST가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류이(劉義) FAST 부사장의 말이다.
지금도 FAST는 인재풀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일반 노동자들은 고급 기술자를 오를 수 없는 나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FAST는 산업 노동자를 위한 기능 승진 평가 루트를 만들고 기능 등급 수당을 별도로 책정해 기술 인재들의 학습 의욕을 고취시켰다.
일례로 디버그 테스트 전문가인 리펑(李峰)은 FAST 공장 내 자신만의 '기능대사(技能大師) 워크 스테이션'을 갖고 있다. 생산 난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해 주는 'FAST 장인'으로 리펑은 연봉을 40% 인상시킬 수 있었다.
천빙(陳兵) FAST 노조 위원장은 "최근 수년간 스마트화·디지털화 바람이 불면서 산업 노동자들에게도 뼈를 깎는 큰 변화가 요구됐다"면서 "학습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복합형 인재로 성장하면서 FAST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혁신은 FAST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항으로, FAST는 업계 최전선에서 트렌드를 읽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FAST 전시장에 들어서면 변속기 제품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제품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대교체도 빨라지고 있다.
마 사장은 "10여 년간 30여 개 시리즈, 수백 개 품종, 1천여 개 제품라인을 구축했다"면서 "핵심 기술 특허 1천700개 이상을 보유 중이며 국내외 대회에서 대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고 전했다.
현재 신에너지차 변속기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FAST는 업계에서 신에너지 변속기 관련 핵심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FAST의 신에너지 변속기는 가볍고 신뢰성이 높으며 전동 효율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FAST가 개발한 제품은 이미 세계 각지의 트럭∙버스∙건설기계, 특히 고온∙고한∙고지대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특수 차량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류원(劉文) FAST 신에너지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신에너지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올해 내로 가성비 높은 2세대 신에너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AST는 ▷생산 능력 향상 ▷생산 품질 제고를 위해 전면 디지털화 전환에 들어갔다. 100여 개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한 결과 주요 공정의 디지털 제어율이 98%에 달했다.
FAST는 기존 생산라인을 개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2개의 '스마트 공장'을 신설했다. 전체 공정이 모두 자동화 생산라인으로 설계된 이곳에서는 24시간 무인화 생산이 이뤄져 그야말로 '불 꺼진 공장'이 됐다.
현재 FAST는 자동차 변속기 120만 대, 기어 5천만 개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그중 중형 상용차 변속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지난해 FAST의 변속기 누적 판매 대수는 116만 대로 220억 위안(약 4조1천606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 사장은 "디지털화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FAST의 생산 효율이 70% 높아지고 에너지 소모는 14% 낮아졌으며 1인당 생산액은 5배 증가할 것"이라면서 "2025년까지 기업의 연 매출이 500억 위안(9조4천570억원)을 돌파하며 '세계 1위' 왕좌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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