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온라인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1일 한섬은 국내 패션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의류만을 전담해 처리하는 전용 물류센터, 스마트허브 e비즈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는 온라인 매출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고안됐다. 실제 한섬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21%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한섬은 첨단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동시에 패션업계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용 역시 과감하게 투자했다. 한섬은 약 5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허브 e비즈를 구축했다. 건물은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위치하고, 규모는 12개층으로 연면적은 5만241㎡(약 1만 5200평)다.  
 
1층에는 입·출고장, 2층엔 제품 자동 분류시설 등이 각각 위치하고, 3층부터 12층까지 10개 층에는 92만벌을 보관할 수 있는 자동화 창고가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더한섬닷컴·H패션몰·EQL 등 한섬이 운영하는 모든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 주문부터 배송까지의 전 과정을 전담하게 된다.
 
특히 이곳은 온라인 주문만을 처리하는 공간으로 패션기업에 특화된 첨단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대거 도입했다. 포켓 소터 시스템(Pocket sorter system)과 무인운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이 대표적이다.
 
포켓 소터 시스템은 RFID 기술을 접목해 자동으로 제품 분류를 하고, 모든 층에 연결된 6km 길이의 레일로 제품을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무인운반로봇은 물류센터 전체에 168대가 투입돼 7000여 개에 달하는 보관랙(선반장)을 입·출고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섬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상품 입고, 보관, 피킹, 분류, 포장, 출고 등 전체 물류 처리 과정 중에서 제품 입고와 포장을 제외한 전 과정을 자동화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시스템과 더불어 배송 서비스도 확대한다. 우선 한섬은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의 당일 출고 마감 시간을 늦춰 당일 출고량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린다. 또 올해 안에 소비자가 제품을 새벽에 주문하는 경우, 당일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안동환 한섬 물류담당 상무는 “스마트허브 e비즈 가동으로 배송에 있어 편의성이 대폭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한섬 강점인 고품격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물론, 차별화된 디자인·물류 인프라 등을 앞세워 온·오프라인 전방위에서 국내 패션업계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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