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 ‘주주 달래기’ 나선 기업들…무상증자에 상한가
NHN·카페·한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끌어올려
1주당 2주 무상증자 소식에 케이옥션 29%↑
국내 증시가 연일 연저점 경신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부터 무상증자까지 주주환원책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자기주식 취득 또는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21일 기준으로 252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1곳)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 효과가 있다. 특히 약세장에서 유통 주식 수를 줄이면서 주가 반등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개별 경영진들이 직접 주식을 사들이면서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신호를 주기도 한다.
일례로 NHN이 지난 20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10만주(300억원)를 매입한다고 공시하자 이튿날 주가는 9.91% 급등했다. NHN은 6개월 내 처분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21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2008만주에 대해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각 예정금액은 997억6450만여원이다. 앞서 3월에도 자사주 2194만주를 소각했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1.58%), 한글과컴퓨터(9.03%) 등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 기업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다.
코스피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소각이었다면 코스닥은 무상증자를 선택했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잉여금(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기기 위해 신주를 발행,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통상 주주들이 ‘공짜 주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주식 수가 늘어 거래도 활성화된다.
미술품 경매업체 케이옥션은 1주당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이틀간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21일 6.78% 오른 데 이어 전날에는 29.88% 오르면서 상한가를 찍었다.
무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상한가를 찍기도 했다. 화장품 유통전문 기업인 실리콘투는 “유통주식 수 확대에 따른 거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공시했다. 공시 후 29.63% 급등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락장 속에 수급 주체가 줄어들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주주부양책을 쓰는 기업들은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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