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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도 미분양 ‘쩔쩔’…분양 시동거는 재개발·재건축 운명은?

비강남 정비사업지, 분상제 개편 계기 올해 하반기 분양 재개 예정
기준금리 인상·대출 규제 등 여파 분양시장 흥행 여부 불투명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 한 달 새 2배가량 늘어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재건축 단지 모습. [연합뉴스]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서울 강북과 광명 등 비강남권 정비사업들이 올해 하반기 일반분양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비강남 재개발과 광명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하반기부터 분양에 착수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재개발 사업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과 휘경3구역 등이 분양가 산정 절차에 착수했고, 재건축 사업인 경기도 광명시 철산 주공 8·9단지도 올해 하반기 분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해당 단지들은 상한제 개편에 따른 분양가 상승폭이 미미하다고 판단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보다 먼저 일반분양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분양이 5000가구에 육박하는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는 우선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연내 분양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태로 파악된다. 서초구 반포3주구는 일반분양가를 높게 받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다.
 
하지만 하반기 분양에 나서는 정비사업단지들의 흥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또분양’을 노리며 인기가 치솟던 분양시장의 청약열기가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9.7대1로 작년(124.7대1)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18.2대1에서 올해는 14대1로 낮아졌다.  
 
미분양 움직임도 심상찮다. 대구 등 지방부터 시작한 미분양 사태가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겨 붙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전달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3563호로 전월(2970호) 대비 20%(593호) 증가했다.  
 
특히 ‘청약 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한 달 새 2배가량 늘어났다.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688호로 전달 대비 91.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3월(770호)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미분양 단지 중에는 이른바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으로도 미계약을 소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분양한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와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의 경우에도 각각 8차, 9차에 걸쳐 무순위 청약에 나섰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할인 분양’을 내세운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3월 청약 때 전체 가구의 90%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세 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자 분양가를 15% 할인하기로 했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3.3㎡당 3249만원으로, 주변 평균시세(2440만원)보다도 30%가량 비쌌다.
 
이은형 대한건설 정책연구원은 연구위원은 “이번 분양가 상한제 제도 개편으로 사업장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당장 정비사업추진에 전반적으로 큰 탄력을 가져올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부동산 광풍이 수그러들고 있다고 보는 시점에서, 새 정부도 신축아파트의 가격으로 직결되는 분양가를 크게 올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선택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분양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대출규제와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건수(신고일자 기준)는 15만5987건이었다. 지난 2006년 집계 이래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1만5153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7917건으로, 지난해(2만5159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집계 이래 1만건을 밑돈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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