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인데 몸보신도 부담스러워”…금(金)계탕 된 삼계탕
한국물가정보, 4인가족 집에서 먹으면 3만1340원
지난해보다 17% 올라…닭고기 도매가 큰 폭으로 증가
보양 간편식 찾는 소비자들…자영업자들 ‘시름’
초복인 오늘(16일)을 시작으로 중복(7월 26일), 말복(8월 15일) 등 여름철 보양식 대목을 맞았지만, 삼계탕이 한 그릇에 1만5000원에 육박하는 등 복달임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삼계탕 한 그릇 ‘1만5000원’ 시대’ 왔다
초복을 하루 앞둔 15일 가격조사전문기관이 한국물가정보가 초복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생닭, 수삼, 찹쌀 등 삼계탕 재료 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으로 3만1340원으로 1인분에 약 7800원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격인 2만6770원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약 17.1% 오른 것이다.
삼계탕 가격이 크게 뛴 이유는 삼계탕의 주재료인 닭고기 도매가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4일 기준 ㎏당 닭고기 도매가는 401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3268원)보다 22.7%, 지난해 초복 도매가보단 23%가량 비싼 수준이다. 네 가족이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닭고기(생닭) 4마리(2㎏ 기준) 가격은 1만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6.4% 올랐다.
닭고깃값 인상 요인에 대해 한국물가정보 측은 “닭고기 사육 마릿수나 도축 마릿수 모두 지난해와 평년 대비 증가했지만, 닭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부자재 비용이 크게 상승해 지난해보다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료값이 인상됐고, 때 이른 폭염과 장마로 인해 양계장 온·습도 등 관리 비용 상승, 유가 급등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삼계탕 대신 오리고기를 대신 먹을까도 싶지만 다른 보양식 재료도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달 월평균 오리 도매가는 ㎏당 465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474원)보다 34.1%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복의 ㎏당 평균 도매가는 3만7180원으로 지난해 3만4860원보다 6.7% 비싸졌다.
이에 밖에서 사 먹는 대신 집에서 간편하게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은 보양 가정간편식(HMR)을 찾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보양 간편식인 ‘올반 삼계탕’은 지난달 판매량이 10만개를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지난 1~6일까지의 판매량은 57%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은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4~6월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20% 증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출시한 가정 간편식 ‘조선호텔 삼계탕’도 지난달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2만개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삼계탕을 먹기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생닭 가격이 치솟아 음식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여기에 닭 수급까지 불안정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솟는 외식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집에서라도 보양식을 챙겨 먹기 위해 간편식을 많이 찾고 있다”며 “삼계탕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 가격이 일제히 상승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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