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빅스텝 금리 인상에도 21일 뉴욕증시 상승세
ECB, 0.5%로 기준금리 대폭 인상해
한달 전 금리 예고 땐 증시 하락세
달러 강세 누그러뜨려 주가 떠받쳐
21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에도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증시 분석가들 사이에선 시장 전망에 대해 혼조를 보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 행진에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석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의 고강도 금리 인상 정책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06포인트(0.51%) 상승한 3만2036.9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9.05포인트(0.99%) 뛴 3998.95 ▶나스닥지수는 161.96포인트(1.36%) 오른 1만2059.61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7포인트(3.22%) 하락한 23.1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경제 지표 등에 주목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에서 0.5%로 올렸다. 2011년 7월 13일 이후 11년만에 ‘빅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마쳤다. 유럽중앙은행의 인상폭은 시장의 예상치보다, 유럽중앙은행의 예고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공격적인 선제 대응으로 나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애초에 0.2%대 인상을 예고했었다. 지난 6월 9일(현지시간) “7월 1일 자산매입프로그램 종료, 7·9월에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기준금리를 7월에 0.25%포인트 올리고, 경제 추이를 지켜보며 9월에도 인상폭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유럽중앙은행은 당시에 “물가 상승이 지속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악화한다면 9월 회의에선 7월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11년만이다.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까지 낮춰 6년째 유지해오고 있었다. 유럽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은 당초 계획보다 더 빨리 앞당겨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안을 예고했던 지난 6월 9일엔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3대 지수(다우존스30·S&P500·나스닥) 모두 추락했다.
하지만 7월 21일 미국 증시 분위기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단행에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기업들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번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달러화의 강세를 누그러뜨려 해외 수익이 많은 기술 관련주가 상승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했다.
다만, 이날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는 소식이 전해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지난 16일 마감)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 주보다 7000명 증가한 25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규모로 실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지수도 부진한 상황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지역의 7월 제조업활동지수는 마이너스(-) 12.3으로 파악됐다. 6월(-3.3)보다 커 하락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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