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오피스텔 시장, ‘마피’ 붙으며 휘청
입지·면적 따라 희비 갈려…중심지 아파텔은 실수요로 방어
인천 서구 소재 몇몇 역세권 오피스텔 단지에선 최근 몇 달 사이 일부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급매로 나오고 있다.
분양권 프리미엄이란 통상 분양권이 거래될 때 분양가에 붙는 웃돈을 의미한다. 따라서 프리미엄에 마이너스가 생겼다면 역으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됐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인천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원룸 오피스텔에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어 나온 지는 꽤 됐다”면서 “투룸이나 아파텔 등 아파트 대체수요가 있는 상품에 비해 원룸은 거래도 잘 되지 않고 프리미엄이 많이 빠진 편”이라고 밝혔다.
25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저금리 시대에 각광 받았던 오피스텔 등 주거대체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롯데캐슬 르웨스트 등 청약 직후 ‘떴다방’이 생기며 일명 ‘초피(분양 직후 웃돈)’가 수천만원~수억원까지 붙었던 서울 유명단지 분양권 시세도 하락, 또는 약보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오피스텔은 전 정부 5년간 전매제한, 취득세 중과, 담보대출상한 등 각종 규제가 주택에 집중되면서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와 함께 대체재로 각광 받았다. 특히 다주택자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그동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분양권 웃돈도 보장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자체가 조정을 맞이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 ‘빅스텝(0.5% 기준금리 인상)’ 등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불과 지난해까지도 호황이었던 오피스텔 분양권 시장이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여기에 새 정부가 취득세, 양도세 중과 등 주택에 적용됐던 규제를 완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대체시장은 더욱 설 곳을 잃고 있다.
지난 19일 청약을 진행한 ‘과천 힐스테이트 디센트로 2차’는 54㎡ 타입에서 일부 미달이 발생했다. 해당 단지는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 공급되었으나 다른 타입 경쟁률 역시 모두 한 자리 수에 그쳤다. 지난해 ‘오피스텔 청약 광풍’의 상징이었던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이 89실 모집에 12만4447건 신청이 몰리며 평균 1398대1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낮아진 셈이다.
입지 좋은 아파텔, 실수요 힘입어 '버티기' 중
그동안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등으로 오히려 같은 지역에 공급된 오피스텔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아파트 분양권은 입주가 다가올수록 주변 시세와 키를 맞추게 되므로 ‘10억 로또’가 되지만 오피스텔은 그만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지난해 청약한 ‘과천 한양수자인’은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대 8억8600만원에 불과했다. 민간택지에 공급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 재건축)’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최고 11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같은 면적은 최고 20억원을 넘겼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오피스텔과 달리 면적이 넓고 아파트와 유사한 구조로 설계된 일명 주거용 오피스텔, 또는 아파텔 시세는 아직 급락을 피한 채 유지되고 있다. 아파트 대체재로서 실거주 가치가 있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 가격과 어느 정도 ‘키 맞추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의도, 강남 등 실거주 수요가 많고 신축공급이 귀한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여의도 소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브라이튼 여의도,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는 현재 분양권 거래가 안 돼 시세가 형성되긴 이르나 수분양자들은 1~2억원 정도 웃돈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전월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보합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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