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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급랭’...“1~2회 유찰은 기본”

7월 낙찰률 26.6%,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져
평균 응찰자 수도 3명대로 '뚝'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김두현 기자]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집값 하락 신호가 나오면서 경매 시장 매물들의 가격 고점 인식이 팽배해지면서다. 
 
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6.6%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2월 낙찰률이 약 22.2%를 기록한 이후 사실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낙찰률을 기록한 것은 2020년 3월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10%였다. 다만 이는 2020년 1월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강화된 거리 두기로 인해 경매 법정 자체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0건, 낙찰 건수는 1건을 기록했다.
 
낙찰률뿐만 아니라 경매 평균 응찰자 수도 급격히 줄었다. 그만큼 경매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1월 6.53명 ▶2월 5.67명 ▶3월 4.96명 ▶4월 6.67명을 각각 기록했다. 이어 지난 5월부터 3.64명으로 급락한 이후 ▶6월 3.3명 ▶7월 3.57명을 기록하면 3명대로 내려앉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창 집값이 고공행진으로 패닉바잉(공황구매) 열풍이 일었던 지난해 1, 2월의 평균 응찰자 수는 각각 12.4명, 12.31명이었다.
 

“집값 내려가는데...경매 감정가 비싸”

 
이런 부동산 경매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는 경매 매각 물건에 대한 고점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적으로 경매는 매각기일 8~12개월 전 감정이 진행되는데 현재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은 집값이 최고점에 달했던 지난해 감정이 진행된 물건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최근 진행되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는 1~2회 정도 유찰되는 것이 기본일 정도로 유찰이 흔해졌다는 게 부동산 경매 전문가의 전언이다. 경매에서 1회 유찰되면 최초 감정가에서 20%씩 입찰 가능 최저가가 낮아진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호가도 조금씩 떨어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경매 감정가를 비싸게 느끼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1회 차에 낙찰될 만한 물건도 현재는 1~2회 유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와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또한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당장 구매보다는 관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7% 하락했다. 지난 5월 말부터 10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경매 시장의 찬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임 연구원은 “대출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이 추세와 관망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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