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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사면 이재용, 기지개 켜나…'경제 우선' 기대감↑…일각 우려도

"투자·일자리 창출, 경제에 힘 보탤 것"
FT,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에 새로운 자극
경실련 “재벌 총수에 대한 특혜”

 
 
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복권됐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 왔던 ‘5년간 취업 제한’ 제약이 풀리면서 경영 활동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한다고 12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도 포함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취업제한 등의 족쇄에서 벗어난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 등 경제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국내 고용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등 기업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경제인 사면 복권의 한 이유로 ‘경제 위기 극복’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약 8만명을 채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국 반도체 공장 신설과 대형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총수의 제한적인 활동으로 위축됐던 사업을 본격화할 추진력을 얻은 셈이다.  
 
미국 주도로 추진하는 글로벌 반도체 동맹 ‘칩4’ 가입 등 한국의 역할도 삼성전자가 어느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FT는 “이 부회장 복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인 삼성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부회장이 사면으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이끌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또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겪는 한국 경제가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에 대해 ‘특혜‧불평등’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노총 등 6개 단체는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가 또다시 자행됐다”며 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부회장은 유죄판결을 받은 뇌물·횡령 등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사건으로 여전히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복권이 더욱 부적절하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같은 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지난달 29일 형기가 종료됐다. 5년간 취업 제한을 받아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번 복권으로 공식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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