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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팍팍’ 줄인 한화손보, ‘형님’ 한화생명 실적 넘어섰다

올 상반기 1600억원대 순익, 지난해 연간 실적(1559억) 돌파
장기보험손해율 ‘뚝뚝’…하반기 전망도 맑음

 
 
[사진 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기존 최고 실적을 상반기만에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한화손보 순익이 26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9년 600억원대 적자를 내며 금융당국의 경영관리 대상을 받던 한화손보가 3년 만에 대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손해율 관리 잘했네”…한화손보, 연간 최대 실적 예약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올 상반기 16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8%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1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했다.  
 
1600억원대 순익은 한화손보의 역대 최고 실적인 2021년 1559억원을 반기 만에 넘어선 수치다. 특히 한화손보는 올 상반기 한화그룹 ‘보험사 형님’인 한화생명(1067억원)의 실적도 넘어섰다. 
 
올 상반기 한화손보의 원수보험료는 3조1065억원으로 한화생명의 수입보험료(6조4780억원) 절반 수준이다. 보험영업 부문에서도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487억원)를 냈다.
 
[자료 금융감독원]
그럼에도 한화손보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2019년 적자를 낸 이후 지속된 체질개선으로 손해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강성수 한화손보 사장은 2020년 부임 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장기보험 신계약 유치, 손해율 및 사업비 감축 등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등 장기위험손해율은 95.7%로 전년 동기 대비 4.9%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올 2분기에만 장기위험손해율은 92.5%로 전년 동기 대비 7.7%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최근 4년 동안 최저치다. 정부와 보험업계의 ‘백내장 실손보험사기 근절’ 등의 노력으로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또한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3.7%로 6.8%포인트 낮아졌다. 2019년 한화손보가 600억원대 적자를 낸 배경에는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급등이 자리한다.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가 결국 호실적으로 이어진 셈이다.  
 
보험사 영업 효율성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사업비율도 2.1%포인트 개선된 19.8%를 기록했다. 사업비율은 수입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20% 이하를 유지하면 적정 수준으로 본다.
 
투자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 한화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한 2681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개선된 투자수익(4651억원)을 낸 것이 컸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04%로 전년 동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손해율 수준을 유지하면 한화손보의 올해 실적이 2400억~26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백내장 보험금 청구 감소세가 기대 이상으로 가파르다”며 “장기위험손해율의 안정적 수준이 연내 지속된다면 올해 예상 순익 규모는 2664억원”이라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 업계는 백내장 등 의료비 과잉 문제 해결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장기 위험손해율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화손해보험은 위험보험료 내 실손보험 비중이 높아 상위사보다 뚜렷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실손보험 5년 갱신주기 도래 효과가 더해질 전망”이라며 “일회성이지만 본사 사옥 매각 이익도 인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화손보 실손보험 가입자 중 1세대 실손보험 비중은 전체 42.4%에 이른다. 1세대 가입자들의 실손보험료가 올 하반기 대거 오를 예정이라 한화손보 원수보험료도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한편 한화손보는 올 상반기 지급여력(RBC)비율 135%를 기록하며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치인 150%를 하회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260%에 이르던 RBC비율이 2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다만 한화손보가 자체적으로 새 국제화계기준(IFRS17)을 적용해 추정한 결과, 자기자본은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면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당국 기준치인 150%를 상회하게 된다. IFRS17이 내년에 도입돼도 당장 한화손보 재무건전성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닌 셈이다.
 
또한 하반기 발생할 사옥 매각이익분을 고려하면 한화손보의 재무건전성은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화손보는 여의도 사옥 매각을 진행 중으로 최근 인근 비슷한 규모의 빌딩이 640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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