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대인플레 꺾였지만…체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기대인플레, 글로벌 물가 상황 영향
물가인식은 여전히 높은 수준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보다 하락하며 한풀 꺾였다. 하지만 물가인식은 여전히 5%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4.7%로 2008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들어 하락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란 기업 및 가계 등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임금 협상, 가격 설정 및 투자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최종적으로는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2021년 12월 0.1%포인트 하락한 이후 처음”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라가고 있지만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 CPI를 보면 글로벌 물가 흐름이 진정양상을 보이는 것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지난달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이달 들어 조금 하락했다”면서 “국내 물가에서 보면 현재 물가에 기반해서 소비자들이 응답을 하는데 최근 유가나 등이 소폭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19.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4∼5%’(17.9%), ‘3~4%(17.6%)’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 응답 비중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47.5%로 가장 컸다. 이어 석유류제품(47.0%), 공공요금(45.6%) 순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하락했지만, 물가 인식은 5.1%로 전월과 동일했다. 물가인식은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황 팀장은 “현재 물가는 6%를 넘으며 높고. 폭우 등의 기상 문제로 생활물가, 식품, 채소류 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이런 것들에 기반한 소비자들의 응답으로, 물가인식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전월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고물가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 피크아웃, 글로벌 통화긴축 속도조절 기대 등으로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 구성지수는 소비자지출전망CSI(-2포인트‧110)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고, 생활형편전망은 83으로 4포인트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는 94, 현재경기판단CSISMS 47, 향후경기전망CSI는 58을 기록했다. 각각 1포인트, 4포인트, 8포인트 상승했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기회전망CSI는 72로,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월 대비 3포인트 올랐다. 금리수준전망지수CSI는 149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기준금리의 큰 폭 인상 이후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약화된 영향이다.
또한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아파트매매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심리 위축 및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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