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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5% 주는데 배당주 왜 사?…“찬바람 불면 배당투자는 옛말”

은행권, 적금 월 납입액 높이고 금리 5%대 제공
전북銀 적금 금리 6%…은행주 평균 배당수익률보다 높아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 예·적금으로 이동

 
 
서울의 한 은행 상담창구. [연합뉴스]
 
“찬바람 불면 배당주 투자할 때라는데 올해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 적금 이율도 좋은데 굳이 배당 6~7% 먹으려고 괜한 리스크 지면서 배당주 살 필요 있나요.”
 
금리 상승기에 수혜주인 은행주 투자 매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의 적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며 대표적인 배당주인 은행주의 배당수익률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월 납입 금액이 높은 적금도 내놔 목돈 마련에 더 유리해졌다. 고객들이 이자 혜택에다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을 찾으면서 시중자금은 은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적금 금리 기본 5% 넘어…은행주 배당수익률과 비슷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에 높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전북은행의 ‘JB카드 재테크 적금’은 연 6.0%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최대한 받으려면 마케팅 동의(연 0.2%), 카드 신규 발급(연 0.3%), 카드 실적(연 4.0%) 등이 필요하다. 월 적립한도는 최고 50만원이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의 ‘내집마련더블업적금’ 연 5.5%, ▶기업은행 ‘IBK썸통장’ 연 5.3% ▶신한은행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 연 4.8% ▶국민은행 ‘KB마이핏적금’ 연 4.4% 등이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부산은행과 신한은행은 월 납입 금액이 최대 300만원이 가능한 상품도 내놨다. 3년 만기를 다 채울 경우 1억원 이상의 목돈을 모으고 높은 이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부산은행 ‘2030부산월드엑스포적금’과 신한은행의 ‘신한 알·쏠 적금’ 적금의 경우엔 300만원이하까지 월 납입이 가능하다. 36개월 만기에 따른 최고 금리는 각각 연 5.10%, 4.05%다.  
 
이에 은행들이 운용하는 적금 금리는 은행주 투자로 받을 수 있는 배당수익률과 비슷해 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의 배당수익률은 5.54%를 기록했다. KRX 은행에는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BNK·JB·DGB 등 지방금융,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등 국내 9개 금융사가 들어가 있다.  
 
은행들은 적금 상품만 아니라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계속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정기적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7월에 2.82%를 기록하며 전월의 2.32%보다 0.50%포인트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3.6%, 시중은행에선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연 3.56%다.  
 

예·적금 높이자 은행으로 ‘머니무브’

국내은행의 수신금리 추이 [자료 한국은행]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수신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이 부진한 영향에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월 25일 현재 718조897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6조447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도 같은 기간 6671억원 늘어난 38조783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사상 첫 4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다 물가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 은행별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 공시제 도입 이후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치열해졌고, 금융당국이 은행의 이자이익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 매력 떨어진 은행주…주가도 급락  

이처럼 은행주의 배당수익률과 비슷한 수신 금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되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따른 주식투자 회피 심리가 계속되면서 은행주의 상승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이후로 은행주들은 급락했다.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하나금융지주는 18.5%, 우리금융지주는 17.5%, 신한지주는 15.3%, KB금융은 14.8% 떨어졌다.  
 
특히 정부가 최근 3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비롯해 취약계층 맞춤형 자금 지원 등 125조원 이상의 금융지원책을 내놨고, 은행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투자자들은 이를 은행주의 악재로 여긴 모양새다. 은행도 대출금리 인하와 우대금리 적용, 대출 상환유예 등에 나서며 이익이 다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불안감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와 은행 공공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며 “신규 대출금리 상승이 둔화되고 저원가성 예금이 정체되면서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불확실성에 비해 주가 하락 폭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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