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탄에 ‘추석 장보기’ 무섭다…유통가 '막바지 가성비' 경쟁
폭염·집중호우 영향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식품값
마트 '5만원 미만 실속상품', 백화점 '간편식' 늘려
“장을 봐야하는 데 볼 엄두가 안나요. 배추, 무, 마늘은 기본이고 과일이며 생선 가격까지 올랐으니…. 추석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유통가들이 막바지 가성비 경쟁에 나서며 고객 잡기에 분주하다. 명절 먹거리부터 제수, 선물세트 등을 초저가로 할인해 고객 수요 공략에 나선 것이다.
집중호우 영향에 먹거리 가격↑...5만 원 미만 '실속 상품' 인기
먹거리 물가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8.4% 상승해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호박(83.2%), 배추(78.0%), 오이(69.2%), 무(56.1%) 등 채소류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소매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9.9% 오른 7818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금치(kg당)는 3만233원으로 가격이 64.4%, 무는 개당 3426원으로 63.7% 상승했다. 제사상에 오르는 사과 홍로(10개 기준)도 2만747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올랐다.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7142원으로 지난해 29만7804원보다 6.5% 상승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 가격 추이를 조사한 결과다. 올해 유독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와 폭염의 영향에 농산물 공급량이 줄고 가격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유통가들은 아예 저렴한 가성비 제품으로 추석 수요를 쟁탈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실속 상품'으로 고객들 지갑 열기에 나섰다.
롯데마트의 경우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10% 확대, 전체 사전예약 선물세트의 50% 가량으로 구성했다. 홈플러스는 축산, 과일, 수산 등 다양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비교적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간편식 조리 제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실제 이마트에서 명절에 판매하는 간편 제수용품 매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피코크 간편 가정식의 경우 지난 설에는 지난해 설 대비 매출이 8%가량 뛰었다. 올해도 전년 대비 물량을 10%가량 확대 준비했다.
고물가 기조에 프리미엄보다는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백화점 역시 명절 간편식 세트를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온 내 롯데백화점몰에서 ‘명절 한상차림’ 선물세트를,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간편하면서도 격식 있는 명절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는‘ 식찬 세트’,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1TABLE)‘을 준비했다.
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고물가와 짧은 연휴 기간 영향으로 간편식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추석 상차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간편식 제품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 급증…막바지 고객 잡기 총력
업계는 이번 추석의 경우 전년보다 연휴가 10여일 더 빨라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선반영되면서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유통업계는 추석을 '최대 대목'으로 인식한다. 올해는 코로나 영향에서 벗어나 '대목 특수'를 제대로 누릴 거란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의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은 일제히 급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같은 기간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매출이 전년 대비 47% 신장했다. 이 가운데 10만 원 미만 선물 세트 예약 비중은 90%다.
홈플러스도 추석 선물 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 7월 2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5만 원 이하 선물 세트 매출은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수요는 전체 매출의 약 20%가 연휴 막바지에 몰린다”라며 “올해 추석의 경우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기 때문에 그 여느 때보다 알뜰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추석은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 호조로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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