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4배 급등한 코리아에스이…적정 기업가치는?
재해복구 테마에 ‘지피클럽’ 피인수 소식에 4차례 상한가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재편, 신사업 성과로 주가 재평가
코스피지수가 24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코리아에스이가 연일 상한가를 달성하며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속 조립구조재 제조사인 코리아에스는 태풍 재해복구 이슈에 지피클럽 피인수 소식까지 더해지며 주가에 힘을 실리는 모양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에스이는 이날 상한가인 8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리아에스이는 전날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지속됐다. 개인은 지난 6일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홀로 받아내며 4억7700만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18일 2085원에 마감했던 코리아에스이의 주가는 14거래일 만에 311.5% 폭등했다. 지난 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이어 7일에도 상한가를 달성하며 단숨에 8000원대 주가를 형성했다. 이 기간 하락 마감한 날은 사흘뿐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코리아에스이는 자연재해 복구에 쓰이는 영구앵커와 타이케이블 등을 만드는 회사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자 재해복구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세를 탔다. 주목할 부분은 재해복구 테마주 가운데 코리아에스이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원개발의 주가는 이틀 만에 30% 넘게 빠졌고, 같은 기간 자연과환경도 13%가량 하락했다. 호재가 소멸되면서 단타 투자자들이 빠르게 차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22억원 적자 전환
10월 13일 잔금(136억원)을 납부하면 코리아에스이의 최대주주는 지피클럽으로 변경된다. 김정웅 대표가 이끄는 지피클럽은 화장품 제조·판매사로, 지난 2019년 국내 9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됐다.
통상 인수자의 규모가 피인수 대상보다 크다면 대형 호재로 인식된다. 향후 재무구조와 영업활동이 개선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지피클럽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355억원, 45억원이다. 반면 코리아에스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80억원에 불과하고, 영업이익(-2억원)도 적자다. 지난해 기준 지피클럽의 자본총계(3828억원)도 코리아에스이(254억원)를 크게 앞선다.
새롭게 주인이 바뀌는 코리아에스이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총 1000억원을 조달하는 코리아에스이는 다음 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은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 전기전자 반도체 재료의 제조 및 판매업, 연료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이다.
코리아에스이 주가 상승이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체질개선을 통한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코리아에스이는 최근 5년간 적자에 시달렸다. 지난해 4분기 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흑자를 달성했으나 올해 상반기엔 다시 2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39.94%)은 높지는 않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향후 이차전지 소재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이에 따른 주가 재평가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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