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엔진"…전기차 타이어 시장, '소리 없는' 경쟁 [미래차 경쟁은 소재 싸움②]
아이오닉6,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로 달린다
금호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경쟁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대 되면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소리 없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소음이 적은 것이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 조용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탑재한 배터리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워 타이어가 쉽게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내구성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주요국 전기차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8455만대로 코로나 전인 2019년보다 9.7%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226.3% 증가한 660만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관련 기업이 전기차용 타이어 출시‧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는 20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국내에 출시한다고 같은 날 밝혔다. 아이온은 한국타이어가 지난 5월 유럽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제품이다. 세단과 SUV 전기차 모델에 장착되는 제품으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사계절용을 비롯해 겨울용, 여름용 등 6개 상품으로 구성됐다.
국내 시장에는 ▶아이온 에보 AS ▶아이온 에보 AS SUV 등 사계절용 타이어와 겨울용 제품인 ▶아이온 윈터 ▶아이온 윈터 SUV 등 4개 상품을 포함해 총 20개 규격을 출시할 예정이다. 여름용 제품은 내년부터 출시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아이온의 장점에 대해 “특정 성능이 향상되면 다른 성능이 떨어지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극복한 것”이라며 “탁월한 접지력과 고하중 지지, 우수한 핸들링 성능, 낮은 회전저항 등 밸런스 잡힌 성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능을 인정받아 한국타이어는 현대차가 만드는 전기차 아이오닉6에도 아이온을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도 아이오닉6에 들어가는 신차용 타이어 '엔페라 AU7 EV'와 '엔페라 스포츠 EV'를 공급한다고 19일 밝혔다. 엔페라 AU7 EV‘는 다양한 기후에도 뛰어난 제동력을 구현하고 자동차 탑승자가 안락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회사 측은 “저소음 설계를 강화하기 위해 타이어 패턴 블록 간 배열을 최적화하고, 타이어 외부에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멀티 시퀀스 패턴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전기차 등 미래차용 타이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카메이커와 협력을 통해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마제스티9솔루스 TA91 EV’와 ‘크루젠 HP71 EV’로 경쟁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자동차 주행시 소음을 줄이고 일반 타이어보다 마모되는 비율을 적게 만든 게 특징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K-사일런트 시스템’을 개발해 흡음재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 및 해외 특허 등록을 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이제 미래차가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상품으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며 “국내 타이어업체들도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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