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피플라이프 품는 이유…설계사 2만명 ‘공룡 GA’ 탄생하나
양사 딜 진행 중…매각가 2000억원대 거론
GA시장 영향력 확대 노리는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인수에 나선다. 이미 업계 1위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 인수를 통해 보험 판매채널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최근 부진한 실적흐름에도 반전을 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부진한 실적흐름…GA시장 영향력 확대 노린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보험설계사 조직을 떼어내 새로 설립한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전시키며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시행했다. 올 상반기 기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총 설계사 수는 1만8565명으로 2위 지에이코리아(1만4157명) 대비 약 4000여명이 많다. 만약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3760명) 인수 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합병시키면 총 설계사 수는 2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설계사 수가 곧 매출로 직결되는 GA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2만명대에 달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판매 인프라는 분명 엄청난 경쟁력일 수밖에 없다. 물론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를 자회사로 두고 GA를 따로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어떤 과정을 거치든 이대로 피플라이프 인수가 확정되면 한화생명의 GA시장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한화생명이 ‘대형GA 인수’ 카드를 꺼낸 배경은 최근 급변하는 생명보험업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 순익은 2조1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도 50조6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줄었다. 같은 기간 손보사 순익(3조4337억원)이 35%나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수입보험료에서도 생보사는 손보사(52조8038억원)에 뒤졌다.
무엇보다도 생보사는 보험영업 실적이 영 신통찮다. 올 상반기 생보사는 보험영업이익 부문에서 10조9793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년 동기 대비 6400억원이나 손실이 늘었다. 손보사들은 장기보험 시장에 진출하며 생보사 주 수익원을 야금야금 빼앗고 있다. 생보사들은 투자이익과 사옥 매각 등 기타이익 부문으로 실적을 방어하는 실정이다.
한화생명의 최근 실적 흐름도 좋지않다. 2018년 3600억원 수준이던 한화생명의 순익은 이듬해 1146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이후 체질개선 등을 통해 순익이 상승세를 탔지만 올 상반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위기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4% 감소한 106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KB증권은 한화생명의 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실적)를 29.4% 하회한 614억원으로 전망했다. 보험이익은 1752억원을 기록, 컨센서스를 29.4%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차이익 부문의 역성장으로 한화생명의 보험이익이 경쟁사 대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보험이익 확대가 필요했고 결국 대형GA 인수로 보험 판매채널 강화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배우 현빈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보험 오프라인숍 ‘보험클리닉’을 선보였던 대형GA 피플라이프는 최근 체질개선이 한창이다. 사실상 실패한 보험클리닉은 본사 직영이 아닌 프랜차이즈형 형태로 돌리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익은 6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지난해 실적(178억원)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피플라이프는 손보상품 위주의 GA시장에서 생보 판매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올 상반기 기준 피플라이프의 생보 상품 비중은 71%에 달한다. 대부분의 대형GA들은 생보 상품보다 손보 상품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피플라이프의 올 상반기 생보 신계약액수는 약 100억원 수준으로 이중 한화생명 상품 비중이 30%에 달하고 있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피플라이프 인수 성사 후 GA설계사들이 자사 상품을 기존처럼 취급하고 손보사 상품 판매를 더욱 늘리면 실적이 극대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했었는데 이번에는 인수 의지가 훨씬 적극적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보험사 주수익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발생하다보니 여전히 설계사 채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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