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사업 이끄는 유영상 대표…주가 부양책은? [이통3사 CEO 열전②]
'AI 서비스 컴퍼니' 비전 내세워...핵심 사업 분야 5개로 재편
AI 서비스 'A.' 고도화에 집중, 통신사 최초 버추얼 휴먼 '나수아' 선보여
주가 4월 대비 20% 낮아진 게 부담..."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 이어갈 것"
SK텔레콤은 최근 여러 신사업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컴퍼니’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은 SK스퀘어와의 기업분할 이후 새롭게 탄생한 SK텔레콤의 첫 번째 CEO로 선임된 유영상 대표다.
1970년생인 유 대표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마쳤다. 유 대표는 2000년 SK텔레콤에 입사한 이후 SK텔레콤과 SK C&C에서 신사업 투자 및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전담해왔다. 특히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실무를 총괄해 SK그룹 내 신사업 발굴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성장해왔다.
2019년부턴 SK텔레콤의 MNO 사업대표를 맡아 5G나 인공지능(AI) 등을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육성했다. 아울러 구독·메타버스 서비스 등 신성장 사업 발굴을 주도해 SK텔레콤 2.0 시대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현재 회사의 정체성을 ‘AI 서비스 컴퍼니’로 재정의했다. 유 대표는 최근 회사 뉴스룸에 올린 최고경영자(CEO) 칼럼에서 “최근 5년간 SK텔레콤의 전략이 새로운 산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다각화’였다면, 향후 10년간 SK텔레콤의 성장스토리는 통신업을 재정의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AI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A.'의 강점…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
AI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SK텔레콤은 AI 서비스 ‘A.’(에이닷)을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에이닷은 콘텐츠 맞춤형 추천과 일정 관리부터 이동전화 요금제·부가서비스·멤버십 혜택 등까지 처리해주는 일종의 ‘AI 비서(에이전트)’ 서비스다. 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직접 만들어 꾸민 캐릭터를 활용해 이용자와 소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SK텔레콤이 내세우는 에이닷의 강점은 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이다. 현존하는 대화 언어 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거대언어모델(GPT-3)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SK텔레콤은 최근 통신사 최초로 자체 AI 음성 기술을 적용한 버추얼 휴먼 ‘나수아’를 에이닷 메인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나수아는 온마인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국내 최초 실시간 인터렉티브가 가능한 AI형 가상인간이다. 온마인드는 SK텔레콤에서 분할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처음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최근 AI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출시했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근골격계 질환 7종) 및 흉부(흉부 질환 10종) 등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약 30초내(인터넷속도 100Mbps 기준)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유 대표는 AI와 더불어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신사업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래전부터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지난 2019년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을 선보였고 2021년 7월 이를 ‘이프랜드(ifland)’로 개편해 출시했다.
이프랜드는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메타버스 세상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세스 간소화와 사용성에 중점을 뒀다. 수백 종의 아바타 코스튬 소스와 다양한 룸 테마 등을 기반으로 100명이 넘는 인원이 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회의, 행사 등에 특화된 오픈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이프랜드에선 음악방송, 채용설명회, 영화 관람, 워크숍, 발표회 등 다양한 소통·체험형 콘텐츠들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이프랜드에 포인트 제도 등 경제 시스템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으로 구성된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을 통해 제주도에서 오는 2025년 UAM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UAM 상용서비스의 국내 최초 성공사례가 된다. 제주 UAM 시범사업을 위해 SK텔레콤은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과의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UAM 서비스 제공 및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운영을 맡는다. 아울러 최근에는 민관 협력 등 국내 UAM 상용화 기반 구축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SK텔레콤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유 대표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주가 부양이다.
2조원 자사주 소각, 5대1 액면분할 등 주가 부양책 실시
유 대표가 맡은 이후에도 SK텔레콤 주가는 이렇다 할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2899억원, 영업이익 4596억원, 순이익 25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16.1%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0.7%로 집계됐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10.1%)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주가는 10월 6일 기준 5만500원으로 지난 4월 최고가(6만3100원) 대비 20% 가까이 낮아졌다. 이는 시장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단 의미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최근 CEO 칼럼에서 “나도 SK텔레콤의 주주이며, 매일 주가를 확인한다. 주가를 보며 느끼는 개인으로서의 감정 또한 여느 주주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2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안정적인 분기 배당 원칙 마련, 5대1 액면분할, 온라인 주총 등을 실시해왔다. 이후에도 꾸준히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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