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는 어떻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 됐나
파운드리 수요↑, 애플 등 확실한 큰 손 고객 확보
글로벌 경기 침체, 삼성전자 부진도 원인
경기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출렁
대만의 대표 반도체 회사 TSMC가 올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린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종합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주춤하는 사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 개선에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6131억4300만 대만달러(TWD·약 27조5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매출액은 76조원. 이 가운데 DS부문(반도체) 매출은 24조∼25조원가량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오는 27일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은 3분기 매출액이 154억9000만 달러(약 22조700억원) 수준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3분기 매출을 전 분기보다 11% 증가한 202억 달러(약 28조8000억원)로 전망하며 “(TSMC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TSMC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선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지형 변화를 꼽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파운드리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압도적인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가 올라섰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올해 986억 달러에서 2025년 1456억 달러(약 207조4800억원)로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절반이 넘는다. 지난 1분기 기준 TSMC의 매출액은 175억2900만 달러로 시장점유율은 53.6%가량으로 알려졌다. 2위인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6.3% 수준이다.
TSMC는 1987년 설립된 이래 파운드리에만 집중해 왔다. 애플을 비롯해 퀄컴·인텔‧엔비디아등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듯했지만, 애플‧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TSMC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애플은 TSMC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약진, 메모리 부진…삼성전자 '초격차' 전략 유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15%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13~18%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점유율 경쟁으로 인한 낸드 가격 하락으로 내년 (삼성전자의)낸드 부문 영업이익률은 3%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우려에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열린 ‘삼성 테크 데이’ 행사에서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까지 양산하고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마이크론 등 경쟁 업체들의 설비 투자 축소 및 반도체 감산 계획에도 “메모리 감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기술 선점을 통해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발표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며 초격차 전략을 통한 파운드리 경쟁을 본격화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보면 파운드리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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