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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받던 韓 자동차 시장인데…관심 보이는 공룡 기업

글로벌 본사 고위 임원 연달아 한국 사업장 현장 점검
경영난 허덕이던 GM·르노 한국법인 대형 프로젝트 성공

 
 
 
2020년 12월 XM3 첫 유럽수출 선적 개시 모습.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경영 악화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허덕이던 외국계 자동차 기업(르노코리아, 한국GM)이 미소 짓고 있다. 글로벌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신차가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한국 사업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본사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래 사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의 주요 인사가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미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GM과 르노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주요 인사가 연이어 한국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이다. 최근 일본 사업장을 점검한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전해진다.
 
르노그룹의 최고 결정권자인 루카 데 메오 회장은 2020년부터 르노그룹을 이끌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마케팅 디렉터, 아우디 AG 세일즈마케팅 총괄, 세아트 회장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을 두루 거친 자동차 전문가다. 이날 오후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 방한 목적, 르노코리아의 성과, 미래 계획 등 향후 사업 방향을 공유하기 위한 간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 초에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실판 아민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 사업장을 방문했다. 실판 아민 사장은 GM 내 2인자로 평가받는 인물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 지난 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실판 아민 사장은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와 달라진 한국 사업장 위상

 
글로벌 본사의 주요 임원이 현지 점검에 나선다는 것은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쟁력 저하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최근 글로벌 본사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GM은 2018년 글로벌 본사로부터 배정을 받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와 개발했으며,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2019년 말 북미 수출을 시작한 이 모델은 지난 3월까지 누적 수출 대수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3년간 매년 10만대 이상을 북미 시장에 수출하며 한국GM의 수출 효자 모델로 자리잡았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성공하면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던 한국GM의 경영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손익분기점(BEP)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또 다른 차세대 글로벌 신차인 CUV(차명 미공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북미 시장 등에 수출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는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가 유럽 시장에서 성공하며 사업장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해당 모델은 르노코리아가 연구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탄생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모델은 지난해 총 5만6719대가 수출됐다. 올해는 9월까지 7만3403대가 수출되며 지난해 실적을 이미 초과 달성한 상태다.
 
올해는 XM3의 성공으로 경영정상화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분위기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약 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뒤 구조조정 등이 담긴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해에는 적자 폭을 약 81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중국의 대형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을 진행 중인 것도 글로벌 본사가 르노코리아에 관심을 두는 부분 중 하나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5월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그룹인 길리홀딩스가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함께 친환경차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협업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이후 또 다른 그룹과의 협력 관계 구축이라는 점에서 안팎으로 기대가 크다. 두 회사의 첫 번째 신차는 오는 2024년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외국계 자동차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연기관차의 중요성이 더욱 큰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고 직접 수출하는 한국 사업장의 중요성은 크다. 주요 인사가 한국 시장에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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