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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82% 급등”…부진했던 휴마시스에 무슨 일이?

소액주주모임, 차정학 대표와 경영권 다툼 본격화
현금 쌓이는데 주가는 바닥…가치주보다 낮은 PER
경영진 교체‧전문경영인 선임 추진…표 대결 예고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이 지난달 23일 경기도 군포 본사 앞에서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인 휴마시스의 주가가 최근 일주일 사이 80% 넘게 급등했다. 통상 호재로 인식되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쪼그라들었던 투자심리를 회복한 모양새다. 지분을 5% 이상 끌어모은 소액주주모임은 경영진 교체를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휴마시스를 투자유의종목(투자경고종목 지정 예고)에 지정했다. 지난 11일 1만2300원에 머물렀던 휴마시스는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81.7%나 치솟았다. 3주 전 기록한 연저점(1만1000원)과 비교하면 두 배나 폭등한 수치다. 휴마시스가 2만원대 주가를 회복한 건 지난 7월 27일(2만500원‧종가)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투자주의종목 지정 여파로 7% 넘게 떨어지며 주춤했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소액주주모임이 차정학 대표와의 경영권 다툼을 예고한 만큼 향후 지분 매입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운영진인 구희철 씨는 총 186만6853주를 모아 5.45%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6.90%의 지분을 보유한 차 대표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규모다. 차 대표의 우호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쳐도 8.48%에 불과하다.  
 
구 씨는 공시를 통해 “휴마시스의 주주로서 본인과 생각을 같이하는 주주들과 연합해 회사경영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며 “이에 기업경영 안정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신규 임원의 선임과 함께 개정된 법에 맞게 정관을 개정하는 등 관련 행위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분기 자본유보율 1만2031.02% 달해 

소액주주들은 사측과의 표 대결에서 이미 한 차례 승전보를 울렸다. 휴마시스는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했지만 7개의 모든 안건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은 임시주총 당시 20%가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건은 ▶이사 보수 한도 30억원 승인 ▶사내이사 박혜림 선임의 건 ▶사외이사 한상미 선임의 건 ▶상근감사 장현주 선임의 건 등이다.
 
소액주주들이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는 미진한 주주친화 정책 때문이다. 앞서 사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파격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주총의 모든 안건을 부결시키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휴마시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큰 폭으로 성장한 체외진단기기 전문업체다. 2019년까지 적자에 머물렀던 휴마시스는 이듬해 254억원(연결 기준)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1936억원으로 폭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7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5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자본유보율은 5726.92%로, 곳간에 현금을 두둑하게 쌓아 놓은 상태다. 특히 올해 2분기 기준 자본유보율은 무려 1만2031.02%에 달한다.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지만, 주가는 저평가 상태다. 19일 기준 휴마시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6배에 불과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1.84배에 그치고 있다. 휴마시스는 바이오 업종에 속한 성장주지만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KT&G보다 PER이 낮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주가 정상화를 위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사측에 촉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배당성향 상향(순수익의 20%) ▶주당 500원 특별배당 ▶자사주 소각 ▶온라인 IR 실시 ▶1:5 비율 무상증자 ▶500억원 상당 자사주 추가 매입 등이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운영진 A씨는 “지분율이 낮은 차 대표는 본인의 경영권 방어에만 혈안이 돼 있고, 회사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은 사라진 상태”라며 “앞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사측에 요구했지만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전문경영인을 세우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휴마시스 관계자는 “회사는 올해 총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지만 당장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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